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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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모 본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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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19 ㅣ No.1591

저도 정상적으로 이성이 작동하는 인간이기에 잘못된 일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이곳에 올라온 글을 보니까 성직자와의 갈등에 의해 신앙이 흔들리는 분들도 많고 오히려 그런 분들을 책망하는 글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성직자의 권위를 보존하기 위해, 아니면 2년이라는 임기동안 그저 골치아픈 일 없이 지나기 위해 그들의 잘못을 덮어둔다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등질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사제가 맘에 안드는 신자를 내칠수는 있지만 신자들은 감히 그런 일을 할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아래 답변글로 올라온 글중에 그 신부님이 신앙적으로 위험에 있으니 기도부탁한다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도만 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덮어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얼마전 통일교에 입교하고 한국계 여성과 결혼한 70세가 다 된 어느 파문당한 주교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 주교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자신은 그리스도가 권장하는 사랑을 조금 다른 방법으로 표현한 것 뿐이라며 자신의 행동에 잘못된 것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성소를 받았든 안받았든 성직자도 근본은 인간이기에 잘못을 저지를 수는 있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청년회장이었던 한 자매가 모든 회의와 의사결정을 마치 어린애들 장난하듯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졌고 더구나 그 청년회장과 집행부였던 다른 두 자매를 담당 신부와 수녀가 감싸고 도는 것을 보고 더는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이 세 여인과 사제의 관계는 차마 눈뜨고 보기가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공공연히 ’00씨는 우리의 기둥서방’이라는 말을 했고 심지어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교인도 아닌 젊은 여자를 사제에게 소개시켜주겠다는 말을 함부로 하고 다녔습니다.   그일에 대해 몇몇 단체장들이 항의표시를 했으나 신부는 끝까지 이들을 두둔했고 오히려 집단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단체장들에게 징계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일에 깊이 연관되었던 청년레지오는 청년연합회를 떠나서 꾸리아소속으로 옮겨가 버렸고 다른 단체 단장도 사임을 해버렸습니다.  남은것은 청년성가대뿐이었는데 신부는 단장과 지휘자에게 근신처분을 내렸습니다.  그역시 근신을 해라, 아니 하지마라, 아니다 다시해라, 이런식으로 수차례 결정을 바꾸어가며 저희를 혼란시켰고 결국 지휘자는 이일로 사임을 했습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신부는 개인면담자리에서는 분명 그 세자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공적인 자리에서는 그 누구도 이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본당내 주임신부님을 비롯해 사목위원들에게 저희는 나이어린 청년회장을 쫓아낸 몹쓸 선배들로 낙인찍혔습니다.  과연 이번 일에 대한 보고를 누가 했는지는 뻔한 일입니다.

그후에도 신부는 우리 단체내에 커플들이 너무 많다며 비록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신앙에는 문제를 주지 않았지만 단체내에서 위화감을 조성했으므로 (도대체 무엇이 위화감이라는 말입니까..)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커플은 안된다는 사목지침을 내렸습니다.  더구나 지휘자가 없는 관계로 창미사를 못하게 된것을 기존 성가책에 있는 미사곡이라도 하라며 저희를 압박했고 연습도 없이 누구하나 가르쳐줄 사람도 없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우리의 사정은 이해하려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신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저희는 비난했습니다.  결국 현재 단원중 8명 정도만이 남아있으며 나머지는 제적당하거나 활동을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남아있는 8명중 2명은 지난달 결혼한 상태라 더이상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이고 2명은 커플이므로 마땅히 사목지침에 따라 활동을 그만 두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2명은 이미 활동중단 의사를 밝혔으며 남은 2명은 입단한지 석달도 안되는 신입단원입니다.   결국 이번 신부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 한 것에 의해 수십년을 이어온 우리는 해단이라는 수순을 밟게되었습니다.

신앙보다는 단체의 안녕이 우선이라는 것입니까?  이제 첫 부임지에 온 사제가 어떤 연유로 인해 커플이라는 것에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저는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전에 사적인 자리에서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신학생 시절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 사람을 알게되었고 이곳에 온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끔 연락을 취하며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저에게 분명히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제의 그런 경험때문에 결혼하기 전의 커플들은 항상 위험하다는 것입니까?   

공동체의 중심은 사제가 되어야 한다니요.  공동체의 중심은 그리스도 그분 아니었나요?  여기서 더이상 활동을 못하더라도 다른 본당으로 옮겨가서라도 활동하겠다고 했더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내가 이 근방 신부님들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겁니까?  활동하러 다른 본당에 가기라도 하면 당장 전화해서 내 치라고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입니까?  깡패인지 사제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우리는 미처 서술하지 못한 수많은 일을 당했으며 어디 한곳 호소해 볼 곳도 없이 본당내에서 더이상 묵과될 수 없는 나쁜 청년들로 낙인 찍혀있습니다.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신부도 있지만 음지에서 봉사하는 좋은 신부님들도 많다는 것을요.  또한 저희가 아무리 떠들고 호소해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너무 싫습니다.

과연 성직자의 권위를 위해서 이런 일들을 쉬쉬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그나마 사실을 알고 있는 사목위원들 조차도 어차피 2년 있으면 떠날 사람이니 그냥 넘어가자는 식으로 신부편만 들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소식에는 근처 본당에 있는 동기신부들 역시 청년단체들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도대체 요즘 신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길래 신자보기를 헌금이나 많이 내주고 신부하는일에 입 꼭다물고 있어야하는 사람으로 보며, 어떤 사람들을 뽑길래 도덕적으로 결함있는 자들이 수단을 입게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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