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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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q) 하느님께 기도드릴 때 기복적이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a) 이동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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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4.10.164.*]

2013-10-26 ㅣ No.10361

 

Q. 가끔 기도를 드릴 때 무척 죄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내가 무언가 바랄 때만 주님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어느 분이 신앙은 기복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루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도를 드리고 그것이 이루어지면 마치 제 신앙의 보답을 얻은 양 기뻐하거든요.  어떤 사람은 제가 자신의 의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전부 신앙으로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어 말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자애로우시니까 간절히 바라는 것을 꼭 이루어달라고 말씀드려도 괜찮은 것 같은데 어느 정도까지 하느님께 기도로써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것인가요?


‘주님의 기도’가 모든 기도의 모범

A. 기도에 관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성서 구절이 있습니다. “찾으시오, 얻을 것입니다.  두드리시오, 여러분에게 열어 주실 것입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어 주실 것입니다.”(마태 7,7-8)  기도에 관해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내용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처럼 우리가 어려움 중에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반드시 기복적인 신앙 형태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과의 대화인 기도는 분명히 신앙의 행위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면서 하느님께 청원을 드리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런 신앙생활의 한 모습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유념해야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곧 기도를 통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자주 내 자신에게 당장 필요한 것만을 청하면서 그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에 부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기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나라이기 때문에 내가 지금 당장 원하면서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고 또 하느님 나라를 위해 유익한가를 먼저 살펴보는 자세도 올바른 기도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기도를 위해서 또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청원 기도 외에도 찬미와 감사의 기도, 통회의 기도도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으로 우리는 기도할 때에 주로 필요한 것을 하느님께 청하는 청원기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 기도보다 더 좋은 기도가 찬미와 감사의 기도일 것입니다.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다 아시고 베풀어주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를 묻는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신 이 기도가 모든 기도의 모범이 될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뜻을 구하고, 필요한 것들을 청하는 기도의 내용까지도 우리에게 잘 가르쳐주는 기도이지요.  기도한다는 것은 결코 내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은 아닙니다.  기도는 오히려 하느님 앞에 한없이 작은 내 모습을 인정하는 겸손의 모습이며, 이 겸손한 모습이 오히려 나 자신을 성실한 생활을 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에 늘 기도하고, 그 기도의 체험으로 기뻐하고 또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이 기도의 체험이 어려울 때뿐만 아니라 기쁠 때나 슬플 때 언제라도 기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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