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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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176] 걱정마세요.No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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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5-20 ㅣ No.180

 얼마나 답답하시겠습니까? 저 역시 집에서 한여름날 백수생활을 하면서 더운데 나가고는 싶어도 왠지

반겨주는 곳도 없고... 더군다나 별루 친한 친구들도 없고... 그냥 그렇게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하루

하루를 연명하며 살아갔습니다. 정말 그심정 안당해본 사람은 모를꺼에요.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들은

회사일이 바쁘다며 가까이 하지 못하고 그럴때는 부러움을 떠나 얄밉기까지 하지요.

 그때에 제게 크나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무슨 기적이냐구요? 제가 책을 읽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렸

을적부터 제가 워낙 책을 기피하였기때문에 1권읽을때마다 백원씩의 상금을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조건

으로 겨우 읽는둥 마는둥 그럴 정도 였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정말이지 삶이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자꾸 되묻게 되면서 존재가치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되더군요. 워낙 삶이 매말라 있었고, 제게는 물이

필요했읍니다. 결국은 서점에서 홀로 이 책, 저 책 뒤적뒤적거리면서 어떻게든 답을 찾기위해 발버둥을

하는 저자신의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했습니다. 삶에 대한 물음표는 결국 하느님 아버지께로 옮겨지게

되었고 그 답을 그분께서 얻기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 때에는 정말 답답하였고, 저는 제 손에 들려지는

하느님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담긴 책을 몇번이고 이건 사기야 거짓말이야 하면서 내던지며 괴로와 하였

습니다. 형제님, 기적이란 어느날 갑자기 별똥별이 떨어지듯이 그렇게 오는것이 아니랍니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느껴지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우리의 모습이 그분을 닮아가려 노력할때 그나

마 인간의 수준으로서 엣날의 나의 모습보다 발전된 모습,  바로 이것이 그분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

이랍니다. 그분은 우리의 약한점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계십니다. 또한 역설적으로 들리실지 모르겠

지만, 우리가 그분께 느끼는 배신감 또한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신답니다. 왜냐면, 그분은 직접 배신을

당하신 경험이 있기때문입니다. 그때의 슬픔, 무력감, 방황, 혼돈...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 또한 고백을 합니다. 자신은 아직도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있다고... 자기자신안

에 있는 또 하나의 자신은 우리가 그분께 가려는 발길을 잡으며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라고 합니다.

여기서의 갈등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번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루하루 아니 한 순가, 한순간

그렇게 우리를 괴롭힙니다. 이때에 우리는 우리자신의 힘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

을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가 함께 하셔야 합니다. 그분만이 길을 알고 있습니다. 아니 그분은

스스로를 '길'이라고 칭하셨습니다. 기쁠때나 슬플때나 아침에 일어나 세수할때, 밥을 먹을때, 그분과

함께 하십시오. 모든 것을 그분께 맏깁시다. 형제님(자매님?)은 제가 경험했던일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시군요. 걱정 마세요. 인생은 생각보다 꽤 길답니다. 앞으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힘들 때도 올 것이구요. 하지만 제 경험으로 볼때는 특히 요즈음에 있어

서는 왠만한 일가지고는 오히려 가려워 한답니다. 왜냐면 이미 예전에 지옥을 경험했기 때문이죠.

형제님께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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