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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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279]이젠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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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9-04 ㅣ No.289

오랜  세월 동안 마음 고생 많이 하셨군요.

형제분이 서술한대로 본당 신부님이 그렇게 하셨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성적이 모자란다고 벌레 취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요. 그래서 그 신부님에 대해서 미움과 증오의 감정을 가졌던 것,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시각을 좀 돌려보세요. 15년 동안 한 사람에 대한 미움의 감정으로 마음이 가득 차서 자신의 삶을 어둡게 한 것이 억울하지 않습니까? 인생은 단 한번 각자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그런 귀중한 세월을 미움과 증오의 감정 때문에 망쳐버린다면 결국은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이제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해방되야 할 때입니다. 계속 그 신부님에 대한 미움과 증오 속에 산다면, 형제는 결국 그 신부님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과감하게 미움과 증오의 사슬을 끊고 자유인이 되십시요. 속으로 이렇게 말해 보세요. ’신부님, 당신은 내게 정말 잘못했어. 지금도 미운 생각이 들어. 하지만, 이젠 당신에게서 벗어날거야.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형제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그 신부님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변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분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한번쯤은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서 신학교 때에 성적 때문에 구박을 많이 받았던가, 어떤 열등감이 속에 가득 차 있다건가... 등등.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잘 줍니다. 아마도 그 신부님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든 마음의 상처가 많았던 사람일 것입니다. 형제분도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으로서 남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는 것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이런 일로 해서 사제들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 않기를 바랍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어떤 인간 집단에서든 삼분의 일은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또 다른 삼분의 일은 어영부영, 나머지 삼분의 일은 일을 그르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사제들에게도 그런 면이 있다고 봅니다. 예수님이 친히 교육시킨 열 두 제자 중의 하나가 바로 예수님을 배반했습니다.

 

사제가 교회의 지도자로서 잘못 판단해서 신자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는 것, 참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신자들이 도와주고, 때로는 충고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잘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땅히 고쳐야 할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아서 교회 공동체에 큰 피해를 준다면, 그 책임은 사제 자신이 하느님 앞에서 져야 합니다. 하느님이 최종적인 심판자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부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워하고 살면 결국 자기 손해라는 것, 아름다울 수 있는 인생을 어둡게 만든다는 것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눈을 들어서 주위를 잘 살펴보세요. 열심히, 헌신적으로, 따뜻한 마음과 이해심을 갖고 살아가는 사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참고로 창세기 37장 이하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를 읽고 묵상하시면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을 죽이려다가 상인들에게 팔아넘긴 형제들을 용서하는 요셉의 이야기 말입니다.

 

제 생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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