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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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380]이것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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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1-09 ㅣ No.385

 

      안녕하세요. 신부님 378번을 쓴 사람입니다. 그릇된 성모신심을 가진 신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어있는 가르침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신부님의 가르침을 새기면서 나주에 관한 몇 가지의 얘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은 신부님께 상담을 청하는 내용이 될 수도 있고요, 아니면 상담을 해온 형제께 답변이 될 수도 있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나주를 왕복하는데 드는 비용은 3,4 만원 정도입니다.(이것 저것 다 해서) 한 달에 3,4만원이면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그리고 이틀이라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일요일까지 해서 말입니다. 이것도 적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 그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하느님 앞에 더 갚진 것이 될 것인가는 어느 누구도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나, 그리고 향유를 발라드리는 마리아에게 투덜대던 유다의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성서도 좋고 미사는 더 없이 좋으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러 가겠다는데 그것은 또 얼마나 좋은 일이며 갚진 일이겠습니까.

     

      나주에 북북 우겨가면서 왜 사람들이 가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들 나주에 모이는 사람들이 기적을 쫓아 사는 사람들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그런 분들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의 호기심, 그리고 자신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나주에 오시는 분들이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공지문 발표 후 나주에서 볼 것이라곤, 들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인간적으로 원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데 바로 이 기적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 기적이란 바로 회개입니다.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회개 말입니다. 그 회개는 바로 성서를 읽게 하고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게 합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나주의 성모님 발현을 통해서 성체가 바로 예수님의 살과 피라는 사실을 마음 속 깊이 느끼게 되었고, 나의 죄가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알게 되었고, 고백성사가 나의 죄를 진정으로 씻기우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기도하고 보속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배우고 익히고 하였지만 하지 못했던 매일 기도도 하게되었습니다. 제 자신이 매일 밤 성모상 앞에 기도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나주를 통해서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보고, 듣고, 배우고를 매일 같이 하였지만 실제의 삶으로 살지 못했던 저를 참 삶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모님을 소개해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외면 받으신 성모님을 제 깐에는 직접가서 위로해 드리고 싶을 뿐이구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성모님 앞으로 모여와 회개하고 참 삶으로 살아가는 신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원할 뿐입니다.

     

      그게 바로 나주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뎌진 양심이 새로 나는 곳, 영혼이 깨끗이 씻기우는 곳, 그리하여 비로소 예수님의 성체의 기적을 영적인 눈으로 제대로 볼 수 있게 되는 곳, 교회를 사랑하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나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물의(?)를 빚어가면서까지 나주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신부님, 우리 신자들 참 불쌍하죠? 신부님의 말씀대로 "나주에 수백 번 가서, 소위 말하는 이적을 수없이 본다고 해도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그리스도께 대한 순종 그리고 이웃 사랑이 자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제 자신도 나주에 몇 번을 다녀왔지만 갔다올 당시엔 신앙이 불붙지만 조금 지나면 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제 모습과 죄로 기울어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그럴 때면 너무나 아쉽고 죄송스럽습니다. 또한 신부님의 말씀대로 기적을 쫓아오는 것 같은 사람들을 볼 때도 그러합니다. 저 같은 신앙인이나 또 나주의 성모님 발현을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을 때문이라도 나주는 재조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루 속히 인정이 되어서 많은 신부님들이 나주에서 저희 신자들을 계도하여 주시고 참다운 성모신심으로 자랄 수 있도록 사목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많은 신자들이 나주에서의 진정한 성모님의 원의를 찾아내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그 삶을 실천하며 살아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신부님, 저희들이 원하는 것은 기적이 아닙니다. 기적을 쫓아 나주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처음 나주에 간 것이 인간적인 호기심의 발로라고 하더라도 일단 그곳에 가본 사람이면 자신이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가 만약 기적주의자라면 나주에서 느낄 실망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을 것이며 그런 사람은 절대 나주에 두 번 다시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가 원하는 것은 그곳에 있지 않으니까요.

     

      저희들이 찾는 것은 회개입니다. 새로남! 거듭남! 그리하여 예수님을 더욱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삶, 고백성사를 하지 않고는 절대 성체를 모실 수 없게 하는 삶, 미사는 상징이 아니라 오늘날의 실제라는 믿음을 주는 삶, 성체를 영할 때 눈물을 짓게 하는 삶, 그런 삶을 얻고자 나주에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주기에 4만원도 아깝지 않고 이틀이라는 시간도 아깝지 않고 찾아가는 것입니다. 북북 우기면서... 어리석죠, 신부님? 말 안 듣는 철부지 어린아이들 같죠? 하지만 어떻하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것이라고 하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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