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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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앙상담] 개신교의 예배 참석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이동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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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4.10.164.*]

2014-03-25 ㅣ No.10540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Q. 개신교를 다니는 저희 시댁에서는 돌아가신 시할머니의 기일과 설날, 추석에 음식을 준비하고 다 같이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시댁에선 ‘추도식’이라고도 하는데 그 예식에서는 모두들 개신교의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부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 찬송가를 잘 몰라서 못 불렀는데 이젠 거의 외울 수 있을 만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시댁에서 외며느리이고 그 추도식엔 빠질 수 없는 분위기라서 할 수 없이 저는 성호를 긋고 추도식을 시작하고 있지만 제게는 많이 생소하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가톨릭 신자인 제가 개신교의 예배에 참석해도 되는 것인지 두려운 느낌이 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도록 하세요

A. 이 세상을 떠나신 조상의 기일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천주교에서는 한 때 미신적인 요소가 있다고 해서 조상을 위한 제사까지도 금지한 적이 있었고, 이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역사의 경험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요즘은 천주교 신자가 제사에 참여한다고 해서 미신 숭배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제사를 통해 조상이나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우리 민족의 좋은 풍습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천주교 신자로서 개신교식의 예배에 참석하는 문제는 오히려 더 간단합니다.  비록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조상의 추도식에 불참한다는 것은 올바른 종교인의 자세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신교의 예배 형태가 천주교의 그것과는 비록 다르지만 그 시간을 통해 하느님께 조상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조상의 얼을 기억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조상을 기억하기 위한 이러한 모임은 가정 자체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겠지요. 가정의 평화라든가 가족들간의 일치를 위해서도 매우 좋은 모임이 될 수 있으니 양심의 어려움을 갖지 마시고 기꺼운 마음으로 추도 예배에 참석하도록 하세요.

천주교 신자들이 조상의 기일을 기억하여 지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령미사를 봉헌하고 온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여하면서 기도하는 일이겠지요.  그렇지만 자매님의 경우에는 가족 대부분이 개신교 신자이기 때문에 시댁의 방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개신교식의 추도식에 참여하는 것에 따르는 심적 부담이 크시다면 기일 전날 저녁이라도 성당에 가셔서 미사 참례를 하시면서 돌아가신 분을 위한 기도를 하거나 혹은 연도를 바치는 것도 시도해봄직 합니다.  그러나 마음의 평화를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결국은 어떠한 두려움도 갖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기쁜 마음으로 추도 예배에 참석하는 일일 것입니다.  결코 두려운 마음을 갖지 마세요.  하느님께서는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식의 추도식에 참여했다고 노여움을 가지시는 분은 결코 아니니까요.

우리는 종종 종교 문제 때문에 가정의 불화가 생기는 경우를 보게됩니다.  그렇지만 어떤 종교도 자기 종교를 고집하기 위해 가족의 일치나 평화를 깨라고 강요하는 종교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종교를 내세운 우리 인간들의 편협한 마음이 그 원인이겠지요.  내 자신이 믿는 종교적 가르침을 철저히 실천하는 삶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타종교에 대한 열린 마음도 반드시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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