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월)
(백)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신앙상담 신앙상담 게시판은 비공개 게시판으로 닉네임을 사용실 수 있습니다. 댓글의 경우는 실명이 표기됩니다.

q 그때가 좋았더랍니다..

인쇄

비공개 []

2001-07-29 ㅣ No.1613

신부님은 그냥 위대한 신부님.

우리와 같은 보통 인간이 아닌 그리스도를 몸소 증명해보이는 분들.

대화 한마디 나눠보지 못한 상태에서 미사끝나고 본당앞에서 눈인사를 나누면서

마치 필요한 모든 대화를 다 나눈것처럼 가슴이 부풀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단체활동을 시작하면서 한없이 높아만 보이는 분과 함께 술진을 기울이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을때 마신술이 취하지 않을 정도로 흥분이 되었고

처음으로 사제관이라는 곳에 발을 들여놓았을땐

그곳이 천국인양 기꺼웠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점차 사제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신부님의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실망스럽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에서

인격적인 존경과 함께 인간적인 향기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눈인사 정도가 내가 아는 신부님의 전부였던 때가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잘못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신부를 고변하여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을 땅으로 끌어내리려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정말 이번 일을 겪은 우리가 그 신부님이 말하는 것처럼 멋모르고 날뛰는

천둥벌거숭이였는지, 어리석은 간장종지만큼의 속내밖에 갖추지 못한 그런 신자였는지

그것을 알고자 할 뿐입니다.

 

이미 주임신부님뿐 아니라 사목위원들조차 저희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본당 내에 뿐만 아니라 지구내의 신부님들 대부분이 이미 이번 일에 대해 알고 있다는

그 신부님의 말을 듣고 저희는 어느곳 하나 비빌 언덕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이땅의 수많은 신부님 중에 단 한분이라도 우리의 작은 소리에 선입견 없이 귀기울여 준다면,  어디 하소연이라도 한번 시원하게 해보고 싶은 원은 이루어 질 것입니다.

 

허나,

올려주신 글을 보니 그것조차 쉽지 않은 일인것 같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냥 눈 딱감고 2년만 벙어리, 귀머거리, 소경으로 지내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저절로 해결됐을 일이었으니까요.  

 

제가 어리석었군요.



480 0댓글쓰기

신고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