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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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신교 시댁과 무교인 남편, 성당에 나가고 싶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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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3.142.217.*]

2014-03-24 ㅣ No.10537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안녕하세요.

저는 어릴 때 유아세례를 받고 부모님과 함께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점점 부모님이 냉담하시게 되어 저도 초등학교 고학년때쯤 성당에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를 서울로 가서 혼자 지내다보니 하숙집 가까운 곳에 성당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예비신자교리를 듣고 영성체를 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신앙심이 깊지 않아서 주일 미사에 나가다가.. 말다가.. 해서

영성체를 할 수 없어서 그런지 주일미사에 잘 나가지 않게 되고

그렇게 한동안 쉬다가 다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 얼마간 다니다가 쉬다가 하는 것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러다 제가 얼마 전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의 집안은 친가, 외가 모두 개신교입니다.

당연히 시부모님도 제가 개신교 교회에 나갔으면 하시고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다고 하시는 등 같은 기독교지만 좀 탐탁치 않게 생각하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제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별로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결혼할 당시에는 한 가정에 종교가 통일되는 것이 좋고 또 시댁 식구들이 추도예배나 송구영신예배 등 모든 것을 교회식으로 하니 나도 개신교 교회에 나가야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요즘들어 갑자기 제가 다시 신앙심이 생겨 주일 미사도 나가고 기도도 드리고 있습니다.

 

어제 집 앞에 있는 교회 주일예배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는데 설교 시간 동안 너무 괴로워서 이시간에 근처 성당에서는 미사를 드리고 있을 텐데 거기 가고 싶다 하는 생각만 들었어요. 목사님마다 다르겠지만 그 교회의 설교는 목사님의 언변이 화려하다고 할까.. 차분한 강론에 익숙한 저로서는 좀 낯설었고 또 설교 끝나고 교회 다니는 성도들의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거나 하여 빨리 낫게 해주십사 하고 예배 중에 다같이 기도를 드리는데 이런 기도가 공적인 예배 시간에 나온다는 것이 좀 의아하고 병이 낫고 안 낫고는 하느님의 뜻인 것이지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한다고 해서 정해진 것을 바꿀 수는 없지 않는가 하고 좀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또 전도를 중시하며 한 모임에서 한 명 전도하기, 해외선교 활동, 이런 것도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개신교에서는 이런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이것도 불편하고...

 

아무튼 그렇게 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는 중에 남편에게 이런 점을 이야기하면서 교회는 좀 안 맞는 것 같다 하니 남편이 그런 것은 성당도 마찬가지가 아니냐 하면서 좀 싸움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어렸을때까지는 개신교 교회에 다니며 성경을 진리라고 생각하는 독실한 사람이었는데 그 신앙을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철저하게 지켜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럴 바에는 믿지 않겠다 하고 또 과학을 전공으로 해서 성경에 써 있는 것과 자신의 상식이 맞지 않아 더 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제가 같이 성당에 나가자고 해도 별로 관심이 없고 교회에 간다고 해도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또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이와 같이 다니려고 다니는 것일 뿐 신앙심이 두텁거나 한 것은 아니라 합니다. 그래도 시댁 식구들이 다 개신교를 믿으니 저도 그랬으면 하고 은근히 바라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신앙을 가지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종교라는 것이 어떻게 편한 것이냐 하며 교회 예배가 불편했던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이고 원래 종교를 가지는 것은 힘든 것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개신교 교회에 나갈 때마다 시댁에 가는 것처럼 불편할 것 같아 이럴 것 같으면 뭐하러 믿나 하는 회의감이 들고 제 마음이 편한 성당 미사에 나가고 싶습니다.

 

사실 신앙적으로 저를 끌어줄 사람도 없고 주일미사도 항상 혼자 참례하고 해서 이제는 집 근처로 교적도 옮기고 신앙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상황이다 보니 어떻게 할 수 없어 난감합니다.

제 욕심으로는 남편이 영세도 하고 같이 미사에 나갔으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관면혼이라도 했으면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남편이 썩 협조적이질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성당 미사도 참례하고 교회 예배도 드리고 이런 이중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개신교의 배타적인 분위기가 원망스럽습니다. 그냥 각자 원하는 종교생활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는데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결혼을 하니 왜 이리 어려운 것인지....

 

두서없이 글이 길어진 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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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답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위로와 공감이 되었고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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