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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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느님 십자가와 내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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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59.16.179.*]

2007-03-06 ㅣ No.5110

안녕하세요. 저는 어느 본당에 교리선생, 것도 교감을 맏게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어렵게 결성된 교리 선생님들과 해야할 일들이 태산이죠.

 

그런 동시에 이제 갓난아이의 아빠입니다.

 

집사람이 가사일을 볼때면 저는 애기를 끌어안고 보채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저를 보고 집사람이 신앙의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부에 인원이 턱없이 부족해서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장년부에서 활동을 해야하지만 청년부에서 활동을

 

해 나갈때부터 집사람이 그런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피정이다 월례회의다 성가 연습이다 해서 밖으로 나가는 일들이 많았죠.

 

게다가 교리교사까지 맡게 되었으니, 각종 교육과 준비를 하니 밖으로 맴돌 수 밖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고 싶습

 

니다.

 

그러나 제 집사람 입장에서 서서보면 그렇습니다.

 

남편이라고 이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고 저만믿고 타지로 온사람이

 

친구라고 의지할 만한 사람은 저 밖에 없는데 저는 제 일이 바쁘다고 싸돌아 댕기고 있으니.

 

제가 집사람이라도 정말 싫을것 같습니다.

 

"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면 자기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라는 말씀이 제 할일도 하지 못하고 있는 제게 봉사의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됩니다.

 

심지어 제 집사람은 산후 우울증에 걸린듯하여 더욱 마음이 혼란스럽스럽니다.

 

저는 저보다 우리 집사람보다 더 불행한 이웃을 모른척하고 제 가정을 위해서만 활동하고

 

그들만 사랑하고 싶습니다.

 

저는 청년부 들기전까지 끽해바야 어쩌다 주일미사나 참례하는 아주 무례한 신자였습니다.

 

아주 잠시나마 약육강식이 없는 에덴동산에 있는듯 했어요.

 

제가 하느님일을 하면 할수록 몸이 지치기는 커녕 오히려 흐믓하고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으니까요.

 

본당신부님께 너무 죄송하고 민망할 뿐입니다.

 

그래도 절 믿어 주셨는데....

 

저는 많은 은혜 (친구, 동료선생님들, 성가반주단?)를 등지고 가정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마음은 정한듯 한데, 이렇게 생뚱맞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아직도 저를 정당화 하고 싶은가봐요.

 

돌이키면 다 제탓이고 제가 부족해서 생긴일인데... 화살과 돌맹이는 다 주님께로 날라가니

 

마음이 마척이나 무겁고 아픕니다.

 

사순시기에 이런일이 있어 더욱 예수님께 죄송스럽지만,

 

그래도 고통받으신 예수님께서 너의 가정과 당신의 사업을 택하라면...

 

저는 저의 소중한 가정을 택하려 합니다.

 

저의 찌질이같은 하소연 읽으신분들 정말 생각나실때 아주 잠깐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이미 상처받은 자리는 아물기 위해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합니다.

 

아주 잠시라도 좋아요. 성가 한소절이라도 아주 정성스레 저희 가정을 위해 불러주세요.

 

어쩌면, 그 분께선 이제 그만 테스트하자라고 하실지도 모르니까요.

 

"아버지,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 하지만,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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