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진 신부님_<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는 것이 잘 섬기는 것입니다.>
-
183565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5-07-20
-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38-42)”
1)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는
것이 곧 예수님을 잘 섬기는 것이다.” 라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드리는 것을 받아먹으려고
오신 분이 아니라, 우리를 먹이려고 오신 분입니다.
양들이 목자를 먹이는 것이 아니라 목자가 양들을 먹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다 내주면서
양들을 먹이시는 ‘착한 목자’이신 분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에서,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는 것이 곧 예수님을 잘 섬기는 것이라는
가르침이 가장 잘 드러나는 일이 바로 ‘미사 전례’입니다.
우리는 미사의 ‘말씀의 전례’ 때에는 ‘주님의 말씀’이라는
양식을 받아먹고, ‘성찬의 전례’ 때에는 ‘주님의 몸’인
‘성체’ 라는 양식을 받아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사는, 주님께서 주시는 양식을
받아먹는 잔치” 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봉헌금을 바치는 순서가 있긴 하지만,
봉헌금은 가장 중요한 요소도 아니고, 필수 요소도 아닙니다.
<평일 미사 때에는 봉헌금을 바치는 순서가 아예 없습니다.
만일에 주님께 헌금을 많이 바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사이비 종교입니다.>
2)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먹이시는 분”이라는
가르침을 잘 드러내는 일이 ‘빵의 기적’입니다.
“그 무렵에 다시 많은 군중이 모여 있었는데 먹을 것이
없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셨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마르 8,1-3)”
지금 이 상황은, 군중이 사흘 동안 계속 굶은 상황이 아니라,
먹을 것 없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함께 지낸 사흘 동안에는 먹을 것이 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의 배고픔을 ‘먼저’ 걱정하셨습니다.
그런데 군중에게만 먹을 것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
예수님과 제자들에게도 먹을 것이 없는 상황이고, 군중만
굶는 상황이 아니라 예수님과 제자들도 굶는 상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군중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빵의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마르 8,6-9).
<그 기적은, 군중이 각자 집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힘’을 주기 위한 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기적은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면서 청하는
‘일용할 양식’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기도를 바치는 것은,
하느님 나라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오늘 필요한 힘’을 달라고 청하는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3) 요한복음 4장에 있는,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이
만난 이야기’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자들은 예수님께 ‘스승님,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 하시자, 제자들은 서로 ‘누가 스승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기라도 하였다는 말인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1-34)”
예수님께서 어떤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실
때에,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고을에 가 있었고(요한 4,8),
제자들이 먹을 것을 사서 돌아왔을 때에는, 그 여인은
고을로 돌아간 뒤였기 때문에,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일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 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호의호식하는 것은 전혀 바라시지
않고, 오직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만 바라신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의 뜻’은 ‘인간 구원’입니다.
따라서 음식을 잘 장만해서 예수님께 드리는 것이 예수님을
잘 섬기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그리고
예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대로 잘 따라가서
‘구원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예수님을 잘 섬기는 것입니다.
4) 다시 마르타의 이야기를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마르타가 예수님과 제자들을 초대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예수님께서 마르타와 그의 가족들을 먹이기 위해서
방문하신 것입니다.
마르타는 자기가 예수님을 접대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고,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어야 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물론 마르타가 예수님을 잘 섬기려고 애를 쓴 일은 분명히
좋은 일이고, 마르타의 그 마음과 정성 자체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주님을 잘 섬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던 단계였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연중 제16주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매일미사/2025년 7월 20일 주일 [(녹)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
183567
김중애
2025-07-20
-
반대 0신고 0
-
- 반영억 신부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
183566
최원석
2025-07-20
-
반대 0신고 0
-
- 송영진 신부님_<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는 것이 잘 섬기는 것입니다.>
-
183565
최원석
2025-07-20
-
반대 0신고 0
-
- 이영근 신부님_“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루카 10,42)
-
183564
최원석
2025-07-20
-
반대 0신고 0
-
- 양승국 신부님_지극히 일상적인 일들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
183563
최원석
2025-07-20
-
반대 0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