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6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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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74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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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일 다해] 루카 10,38-42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 박사는 우리가 살면서 하는 일들을 ‘중요한 정도’와 ‘긴급한 정도’라는 두 가지 기준을 토대로 4가지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중요하고 급한 일, 두번째는 덜 중요하지만 급한 일, 세번째는 중요하지만 덜 급한 일, 그리고 네번째는 덜 중요하고 덜 급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 중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중요하고 급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가장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은 ‘덜 중요하고 덜 급한 일’일 겁니다. 문제는 어떤 일을 ‘두번째’로 처리하느냐인데, 우리는 습관적으로 ‘중요한 일’보다는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려고 듭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덜 중요하고 급한 일’을 먼저 하게 되지요. 그런데 이 ‘덜 중요하지만 급한 일’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사이,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았던 일’이 당장 처리해야 할 시급한 일이 되어버리고, 시간에 쫓기면 마음이 급해져 중요한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대충대충 하게 됩니다. 그런 경우가 많아질수록 삶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늘어나겠지요. 그러니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먼저 할 수 있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는 주님께 시중 드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제1독서는 아브라함이 하느님과 천사들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입니다. 물과 양식이 귀하고, 살인적인 폭염과 매서운 추위가 번갈아 나타나는 사막지역에서, 길 가는 나그네를 대접하는 일은 그의 생명을 지켜주는 매우 고귀한 일이었습니다. 유다인들은 그렇게 고귀한 덕행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하느님을 모시게 된다고까지 믿었지요. 그래서인지 아브라함은 자신의 집 근처를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모습을 보고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나가 환대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들을 시중들게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청하면서, 귀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지극정성으로 그들을 대접합니다. 오늘날 우리 생각으로는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왜 그렇게까지하나 싶지만, 아브라함은 나그네들을 대접하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여겼기에 만사를 다 제쳐두고, 자기 재물을 아낌없이 써가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하느님으로부터 축복을 받아 많은 나이와 육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귀한 외아들을 얻게 됩니다.
한편, 오늘 복음은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시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모시고 난 후 두 자매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언니 마르타는 그 집의 주인으로써 예수님과 그 일행들에게 여러가지 편의를 제공하고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반면,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 발치에 가만히 앉아서 그분 말씀을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동생의 모습에 마르타는 부아가 치밉니다.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고 사랑하던 예수님이 집에 오셨는데, 그래서 자신도 예수님 곁에 머무르고 싶은데, 동생 마리아만 그 좋은 몫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질투심이 생기고 화도 났던 겁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앉아있던 그 자리는 오직 한 사람에게만 허락되었던 것일까요? 마르타는 그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없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르타도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마리아처럼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자신은 집 주인으로써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 일이 예수님 곁에 가만히 앉아 그분 말씀을 듣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일을 먼저 했을 뿐입니다. 그에 비해 마리아는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예수님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을 먼저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마르타도 아브라함처럼 주님을 시중드는 일을 했는데 왜 그녀는 복을 받지 못했느냐는 것입니다. 복을 받기는 커녕 예수님으로부터 ‘고생이 많다’, ‘정말 고맙다’는 칭찬 조차 듣지 못하고, 오히려 예수님께서 마르타를 나무라시는 것처럼 보이니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그건 마르타가 주님을 시중드는 일을 아브라함처럼 겸손과 사랑의 마음으로 기쁘게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마음 속에 동생에 대한 질투와 시기, 자신이 고생하는 걸 알아주지 않으시고 편 들어 주지 않으시는 예수님께 대한 원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섞여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봉사와 희생이 기쁨과 보람이라는 열매를 맺지 못한 것이지요.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면 조용히 마리아에게 가서, 지금 일손이 부족하고 시간이 촉박하니 언니를 좀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고 예수님 앞에서 동생을 비난한 것은 그분께서 마리아의 이기적이고 철 없는 행동을 질책해주시기를, 또한 자신의 노고를 인정하고 칭찬해 주시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위하는 일을 한다고 하면서 ‘하느님이신 주님’을 섬기지 못하고 ‘사람이신 주님’만 바라보며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는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마르타와 마리아를 비교하여 누가 더 잘했는지 우열을 가리지 않으셨습니다. 대체 왜 그렇게 속좁게 굴면서 다른 사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느냐고 마르타를 질책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하신 말씀은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며 더 중요하다고 여긴 것을 먼저 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입니다. 당신을 위해 하는 일 자체에서 보람과 기쁨을 찾지 못하고, 시기 질투 원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에 휘둘려 스스로를 깊은 불행에 빠뜨리는 것에 대한 염려와 걱정입니다. 또한 그녀도 마리아처럼 정말 중요한 것을 먼저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것을 ‘좋은 몫’으로 여기기를, 그 좋은 몫이 주는 기쁨과 보람을 쓸 데 없는 걱정과 근심 때문에 잃지 말고 소중하게 잘 지켜가기를 바라시는 마음입니다. 주님을 따라 신앙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한 가지’는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올바르게 식별하여 즉시 실행에 옮기는 일입니다. 내가 선택하여 실천하는 그 일을 주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주신 ‘좋은 몫’이라 생각하며 소중히 여겨야 그것이 주는 기쁨과 보람을 잃지 않습니다. 그러니 남과 나를 비교하거나 시기 질투하지 말고 내가 가야할 방향만 바라보며 힘차게 나아갑시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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