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게시판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5년 8월 20일 (수)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가톨릭마당

sub_menu

[슬로우 묵상] 뒤엉킨 들풀들에게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183709 서하 [nansimba] 스크랩 2025-07-26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마태 13, 30)

 

 

내 안의 밭, 씨앗과 가라지가 함께 자란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 안에 ‘좋은 씨앗’을 심으셨습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니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은 당신의 생명과 닮은 존재의 씨앗을 우리 영혼에 뿌리셨습니다.

 

그 씨는 진실, 사랑, 온유, 생명, 연대와 같은

하느님의 성품을 닮은 빛의 씨앗입니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밭 한켠에 ‘가라지’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상처, 분노, 시기, 불안, 자기비난…

그 모든 것이 내가 원치 않게 자라난 가라지처럼 느껴집니다.

 

'원수'는 밖에 있지 않다 — 무의식과 분리된 자아의 그림자

 

예수님께서는 “원수가 그렇게 하였다”고 하십니다(마태 13,28).

이 말씀을 다시 바라보면,

그 원수는 단순히 외부의 악한 존재가 아니라,

내가 하느님과의 연결에서 멀어졌을 때 스며드는 무의식의 그림자입니다.

우리가 깨어 있지 못할 때,

하느님이 아닌 세상의 기준, 타인의 시선,

그리고 거짓된 자기 이미지가 내 안에 가라지를 심습니다.

그리고 그 가라지는 종종 내 ‘진짜 나’를 덮어버립니다.

내가 누구인지 잊게 만들고,

내 존재가 사랑받기 충분하다는 사실을 흐리게 합니다.

 

뽑지 말고, 기다려라 — 수용과 통합의 지혜

 

종들은 “가라지를 뽑아낼까요?” 하고 묻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안의 어두움, 결점, 실수, 상처를 보며

그것들을 지워버리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13,29)

이것은 존재에 대한 깊은 존중과 자비의 말씀입니다.

지금 당장 판단하고 제거하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두고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성숙을 기다리는 삶.

바로 이것이 성화의 길이 아닐까요?

가라지처럼 보이는 그 안에도

때로는 내가 만나야 할 진실이 숨어 있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은총의 씨앗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수확은 하느님의 몫 — 존재를 신뢰하는 믿음

 

“수확 때에…”

하느님의 시간은 언제나 정확합니다.

우리가 자꾸만 성급히 판단하고

‘좋은 것 vs 나쁜 것’으로 나누려는 순간에도,

하느님은 말씀하십니다.

“수확 때까지,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지금은 밀인지 가라지인지, 나도 분별하기 어렵지만

하느님은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며,

때가 되면 반드시 사랑으로 정리해주실 분이라는 믿음.

존재는 애초부터 하느님의 것이며,

나는 그것을 품고, 돌보고, 바라보는 사람일 뿐입니다.

내 안의 밭도, 다른 이의 밭도

비판이 아니라 자비로 바라보는 그 시선이

곧 하늘 나라를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주님,

나는 내 안의 가라지를 너무 빨리 뽑아내려 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나를 더 깊이 다치게 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주님께서 나를 얼마나 인내로 바라보시는지를 기억하며,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품고 기다리게 하소서.

가라지 옆에서 자라나는 밀처럼,

그 안에서도 진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신뢰하게 하소서.

수확은 당신의 몫임을 믿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저 자신과 이웃을 내버려둘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 113 1

추천  5 반대  0 신고  

TAG

슬로우묵상, 서하의노래, 가라지, 밀, 요아킴, 안나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