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참보물 찾기 “오늘 지금 여기가 보물밭입니다”
-
183802 선우경 [forgod] 스크랩 2025-07-30
-
2025.7.30.연중 제17주간 수요일
탈출34,29-35 마태13,44-46
참보물 찾기
“오늘 지금 여기가 보물밭입니다”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내 힘이시여.”(시편18,2)
여러분은 보물을, 참보물을 갖고 있습니까?
보물이라 다 보물이 아닙니다. 가짜 보물이 아니라 진짜 참보물입니다. 평생을 어리석게도 참 보물엔 관심이 없고 그냥 별 생각없이 본능의 욕구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가짜 보물을 진짜 보물인줄 착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참보물을 발견하고 소유하여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혜로운 사람도 있을 것이니 정말 천차만별의 사람들입니다.
마태복음 13장의 하늘 나라의 비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 나라의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를, 지식이 아니라 깨달음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비유들입니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에 이어 오늘 복음은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인 보물의 비유와 진주상인의 비유입니다.
이 비유를 읽을 때 마다 생생히 그립게 떠오르는 옛 시골 초등학교 시절 봄과 가을, 두차례의 소풍때 보물찾기 놀이의 추억입니다. 가을 운동회와 더불어 소풍은 어릴 때 전날 잠을 설칠 정도로 정말 흥겹고 가슴설레는 경우였습니다. 50-60년대 시절의 농촌 시골은 가난했지만 대부분 평등했고 쓰레기들 전혀 없는 무공해의 자연에 마음 또한 풍요롭고 행복했습니다. 말그대로 이런 ‘오래된 미래’는 다시 올 수 없는 꿈일런지요?
봄, 가을 소풍때의 절정은 소풍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보물찾기 놀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이 아닌 데 그때는 보물찾기 놀이가 시작되자 마자 왜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이리뛰고 저리 뛰고 보물종이쪽지 찾기에 몰두했던지 모릅니다. 보물종이쪽지 여러개를 찾고 흐뭇해 하는 아이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 보며 하나도 찾지 못했을 때의 허전하고 씁쓸해 하던 추억도 결코 잊지 못합니다. 여러개 찾은 아이들이 하나라도 나눠주면 얼마나 고맙웠던지요! 보물 내용이래야 공책, 필통, 연필, 지우개 정도였는데 당시는 얼마나 소중하고 자랑스러웠던지요!
보물찾기 놀이가 상징하는 바 참으로 심오합니다. 바로 보물찾기 인생임을 알려줍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찾고 발견해야 할 삶의 참보물입니다. 참보물을 찾아야 비로소 참행복이요 참부요하고 참 자유로운 삶입니다. 가짜 보물을 참 보물로 착각하여 살기에 늘 목마르고 배고픈 삶인 것입니다. 평생 추구했던 보물이 노년에 이르러서야 가짜 보물임을 깨달았다면 얼마나 그 인생 억울하고 허망하겠는지요!
오늘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는 서로 보완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결론하여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참보물과 참진주는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예수님입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고백하신 예수님이야 말로 영원한 참보물이자 참진주입니다. 참 좋은 진주를 찾아 발견한 이는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삽니다.
바로 주님을 찾아 발견하여 모두를 버리고 주님을 따라나선 제자들을, 수도자들을 상징합니다. 평생 찾아 나선 참 좋은 진주인 주님을 발견한 기쁨을, 행복을 능가할 기쁨은, 행복은 없습니다. 세상 모든 보물을 상대화하여 별볼일 없는 것들로 만들어 버리는 참 진주, 예수님입니다.
의도적인 찾는 노력을 강조한 진주의 비유와 달리 보물의 발견은 정말 우연입니다. 몰라서 우연이지 알면 은총입니다. 우연이 아닌 뜻밖의 은총으로, 깨달음의 은총처럼 참 보물을 발견한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보물의 비유가 상징하는 바입니다.
이런 참 보물찾기는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참진주 주님을 발견하여 주님과 함께 산다하여 모두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죽는 그날까지, 살아 있는 그날까지, 영원한 현역이 되어 참보물인 주님을 찾아 만나 함께 사는 것입니다. 날마다 참 보물 주님을 만났을 때 하루하루가 놀랍고 새롭고 좋은, 기쁘고 감사한 선물의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의 관상신비가로 살 수 있습니다.
어디서 참보물을 발견합니까?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참 보물 살아 계신 주님이 계신 보물밭입니다. 참보물 주님을 찾아 어리석게도 멀리 밖으로 찾아 나갈 것은 없습니다. 성지순례, 관광여행 다 부질없어 보입니다. 정말 참 보물 주님을 발견했을 때 자발적 봉쇄의 건강하고 행복한 정주관상생활도 가능합니다. 이를 노래한 참 많이도 나누고 인용했던, 참보물 주님을 찾아 만난 기쁨을 노래한 행복기도의 고백입니다. 선물을 보물로 바꿔 읽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보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꽃자리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곳곳에서 발견하는 보물들
기쁨, 평화, 감사, 행복이옵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옵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2018.10.16.>
이런 참보물인 주님을 찾아 만나 함께 할 때 영원한 참행복의 정주생활입니다. 주님은 생명의 샘이시며 주님 빛으로 우리는 빛을 봅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성가 61장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이 세상 부귀영화와 권세도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신 예수님 크옵신 사랑이여
세상 즐거움 다 버리고 세상 명예도 버렸네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수는 없네
세상 어떤 것과도!”
이런 참보물 주님을 만나 함께 살 때, 젊은 후배들에게 희망의 표징이 되어 참 행복한 노년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아주 예전 노선배 수도사제와 나눴던 수차례 인용했던 예화도 생각납니다.
“신부님은 여기 수도공동체의 보물입니다.”
“아닙니다. 보물이 아니라 고물입니다.”
주님과 함께 사는 자들에게는 고물이 역설적으로 보물이 됩니다. 말씀처방전에 환호하던 수녀님의 외침도 잊지 못합니다.
“아, 신부님! 이건 보속이 아니라 보물입니다.
살아 있는 말씀의 보물입니다.”
제가 여기 수도원에서 만37년 동안 늘 새롭고 설레는 정주생활이 가능할수 있었음도 순전히 하루하루 날마다 참보물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평생 강론쓰는 시간은 바로 참보물 주님을 만나 친교를 나누는 일치의 관상시간이기도 합니다. 참으로 많은 선시禪詩와 같은 짧은 시들은 주님과 만남을 통해 선사된 보물들과 같습니다. 주님을 찾아 만나니 저절로 시가 찾아 온 것입니다.
바로 오늘 탈출기는 모세가 참보물 하느님을 만나 다시 계약을 맺고 십계명을 판에 기록한후 빛나는 얼굴로 시나이 산에서 내려오는 장면입니다.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주님과 함께 밤낮으로 사십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고, 계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판에 기록했다 합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말하고 난후에는 빛나는 얼굴을 너울로 가렸고,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려고 그분 앞으로 들어갈 때는 너울을 벗고, 나올 때 까지 쓰지 않았다 합니다. 너울하면 떠오르는 예수님 빈무덤입니다. 예수님의 시신은 보이지 않고 옷과 얼굴을 가린 너울은 곱게 정리되어 있었고, 전광석화, 이를 보는 순간 애제자는 주님의 부활을 보고 믿었습니다.
모세처럼 부활과 더불어 영광스런 하느님과 함께 있게 되었으니 얼굴의 너울이 불필요해진 예수님입니다. 하느님곁에 계시며 동시에 우리 공동체와 함께 계신 초월과 내재의 부활하신 파스카의 예수님입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가 부활하신 주님의 너울이 된 것입니다. 공동체 형제들 하나하나가 예수님의 너울이자 얼굴입니다.
그러니 주님의 현존인 형제자매들 하나하나가 주님의 선물이자 보물임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함께 만나는, 함께 살아가는, 그리스도의 몸인 형제자매들의 교회공동체는 주님이 너울이자 거울이자 얼굴이요 진짜 참보물입니다. 이래서 주님은 당신을 환대하듯 당신의 형제자매들인 이웃을 환대하라 명령하시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시간 참보물인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는 시간이요 주님은 우리 모두 주님의 참보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주님은 내 등불을 밝혀 주시고,
당신은 내 어둠을 비추시나이다.”(시편18,29).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나의 사랑........나의 예수님.
-
183811
이경숙
2025-07-30
-
반대 0신고 0
-
- 반영억 신부님을 위해 기도해주세요.._ 세상의 병고를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서..
-
183810
최원석
2025-07-30
-
반대 0신고 0
-
- 송영진 신부님_<너무 기쁘니까, 가진 것을 모두 버릴 수 있습니다.>
-
183809
최원석
2025-07-30
-
반대 0신고 0
-
- 이영근 신부님_“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마태 13,44)
-
183808
최원석
2025-07-30
-
반대 0신고 0
-
- 양승국 신부님_ 오늘 우리는 과연 어떤 대상에 최우선권을 부여하고 있을까요?
-
183807
최원석
2025-07-30
-
반대 0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