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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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82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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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7주간 토요일] 마태 14,1-12 “마침 헤로데가 생일을 맞이하자”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면, 여주인공인 송서래는 남편이 산에서 낙상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찰서에 방문하여 시신을 확인합니다. 그리고는 혼잣말처럼 나지막한 목소리로 남편이 “마침내” 죽었노라고 되뇌이지요. 그 사건의 담당형사인 장해준은 중국교포라 한국말이 서툴렀던 그녀가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에 당황해서 내뱉은 ‘말실수’라 생각해 그 일을 가볍게 넘겼지만, 사실 그 말 안에는 그녀의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기를 무시하고 학대하는 저 못된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 속 바람이 현실이 된 것에 대한 만족감이 내포된 단어였던 겁니다. 그녀가 남편을 살해한 진짜 ‘범인’인지 아닌지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중요한건 그녀가 진범이든 아니든 마음 속에 그런 생각을 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남편의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긴 어렵다는 점입니다. “마침내”라는 말 안에 그녀의 지향과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헤로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간에 나오는 짧은 문장 안에 그의 마음 속 바람과 지향이 담겨있는 겁니다. “마침 헤로데가 생일을 맞이하자”. 안그래도 사사건건 ‘입바른 소리’를 하여 ‘눈엣가시’ 같던 세례자 요한이 불편하고 미워서 제거하고 싶던 차에, ‘마침’ 무슨 짓을 해도 핑계 대기 좋은 자기 생일이 되었고, ‘마침’ 자기 의붓딸이 축하연 자리에서 멋지게 춤을 춤으로써 무슨 소원이든 들어줄 수 있는 적당한 명분이 생겼으며, ‘마침’ 그 딸이 자기 어머니의 명을 받아들여 세례자 요한의 목숨을 요구합니다. 나는 그럴 마음이 아니었노라고, 내 입으로 내뱉은 약속이 있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었노라고, 그렇게 해야하는 본인도 마음이 너무 슬프고 괴롭다고 적당히 핑계대고 자기 합리화까지 해가며 요한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해 두 눈 질끈 감고 실행해 버립니다.
하지만 헤로데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었습니다. 자기가 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원하는대로 할 수 있고, 또 누구도 감히 그 실행에 대해 간섭하거나 반대할 수 없는 힘을 지닌 존재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그에게는 그 어떤 조건을 대더라도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자기 죄를 합리화 하기에 합당한 핑계가 될 수 없지요. 그런 점은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각자는 ‘나’라는 존재가 하기로 마음 먹으면 그 능력이 닿는한 무슨 일이든 내 의지대로 결정하고 실행할 있다는 뜻입니다. 중요한건 그런 큰 권한과 힘을 지닌 나의 의지와 지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겠지요. 사는 동안 나에게 수도 없이 주어질 “때마침”이라는 기회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기회로 삼을지, 아니면 그분 뜻을 거스르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내 욕심과 뜻을 따를 기회로 삼을지는 전적으로 나의 마음과 의지에 달려있는 겁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내 자유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은 내가 평생토록 후회와 죄책감이라는 족쇄에 묶여 불행하게 살게 만들 것입니다. 헤로데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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