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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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02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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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 마태 16,24-28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성당에서 거의 살다시피 할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 그에게는 고통과 시련이 닥쳐오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다는 건 수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정의롭게 산 사람도 당연히 고통과 시련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건 그가 저지른 잘못 때문이 아니라, 이 세상이 불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하느님의 뜻과 섭리가 온전히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뜻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하느님 자녀답게 살기 위해 할 도리를 다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고통과 시련을 겪기도 하고 미움 받거나 배척 당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하느님을 더 많이 사랑하는 이들이 그분 뜻을 더 잘 따르기 위해 겪는 그 모든 일들을 ‘십자가’라고 부릅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고통과 시련 없이 행복만 있는 ‘꽃길’을 걷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남들에게 버림받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예수님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그분과 같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분께서 걸으시는 길을 묵묵히 함께 걷는 것입니다. 그 길의 끝까지 다다라야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손을 잡고 함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참된 기쁨과 행복,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위해서는 ‘비움’과 ‘따름’이라는 두 가지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자기 생명과 존재를 가볍게 여기거나 함부로 다룬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이라는 선물은, 그분께서 창조하신 ‘나’라는 존재는 너무나 소중하고 귀하기에 그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되지요. 자신을 버린다는 건 나로 하여금 주님을 따르는 것을 가로막는 나의 주관, 신념, 편견, 욕심, 고집 등을 비워내고 주님께서 원하시는대로 철저히 따른다는 뜻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내 뜻과 바람에 하느님 말씀을 억지로 끼워맞추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께서 자기가 원하는대로 이뤄주셔야 하는 명분과 이유를 만들려는 것이지요. 그러나 내가 아무리 고집 부리고 떼를 써봐야 결국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대로 됩니다. 그분은 내가 원하는대로 이뤄주시는 분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제대로, 온전히 믿기 위해서는 먼저 나라는 자아를 내 안에서 깨끗이 비워내야만 하는 겁니다.
한편, ‘제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단지 주님 뜻을 따르기 위해 고통과 시련을 억지로 참고 견딘다는 뜻이 아닙니다. 억지로 참고 견디며 의미없이 흘려버리는 시간은 나를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당신 뜻을 마지못해, 억지로 받아들이고 따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그의 허물과 단점까지 기꺼이 끌어안듯이, 주님을 향한 참되고 깊은 사랑으로 그분을 따르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통마저 기쁘게 끌어안기를 바라시는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지다’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원문이 어머니가 아기를 가슴에 품어안듯 ‘가장 소중한 것을 가슴에 품다’라는 뜻이라는 점도 그런 예수님의 바람과 일맥상통하지요.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고통을 없애주시거나 대신 해결해주시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고통을 받으시고 고통 속에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식입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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