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
-
184317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8-21
-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 마태 22,1-14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당사자의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억지로 시킬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 말을 '선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개인적인 취향과 기호, 그리고 선택의 자유라는 문제에 집중하게 됩니다. 남들 눈치를 보거나 분위기에 휩쓸려 원치않는 선택을,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말고, 신중하게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며 진정 원하는 것을 택하라는 것이지요. 그에 비해 이 말을 '권하는 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좋은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호의, 상대를 그만큼 아끼기에 그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붙잡기를 바라는 애타는 마음에 집중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자식이 편식하지 않고 몸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먹기를 바라는, 지금 당장 힘들고 귀찮다고 공부를 등한시한채 놀기만 하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바로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 속 비유에서 자기 아들의 혼인잔치를 준비하는 임금의 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이고 정성을 다하여 준비한 잔치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참석하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잔치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으면 하는 마음인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자리가 '혼인잔치'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 혹은 가까운 지인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때, 그에 걸맞는 복장을 갖춰입는 것을 기본 예의로 여깁니다.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가 최대한 돋보이도록, 그들보다 튀지 않으면서 예식 전체의 품격을 높여줄 수 있는 '격식있는 복장'이 무엇일지를 고민하며 입고자 노력하는 것이지요.
그런 점을 생각한다면 '아무나 만나는대로 잔치에 불러오라'며 혼인잔치에 참여할 기회를 모두에게 열어주면서도, 혼인 예복을 갖춰입을 것을 강조하는 임금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누구나' 잔치에 참여할 수 있지만 '아무나' 들어오지는 않기를 바라는 겁니다. 잔치를 베푸는 자신의 호의에 감사할 줄 알고, 그 잔치의 주인공인 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건넬줄 알며, 그런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기 위해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 '진짜 하객'들이라야 혼인잔치의 참된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그 잔치를 준비한 임금 자신도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되겠지요.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마련하신 구원의 잔치에 초대받은 복된 이들입니다.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부족한 나를, 하루가 멀다하고 죄를 지어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못난 나를, "그럼에도불구하고" 기쁨의 잔치에 초대해주신 하느님의 큰 사랑과 자비를 생각한다면, 그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가 더 이상 '아무나'가 아님을, 그 잔치에 참여하기에 합당한 사람으로 변화되었음을 행동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뉘우침과 회개, 용서와 사랑의 실천이 바로 우리가 삶으로 갖춰입어야할 '혼인예복'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내 못남을 맡은 이웃
-
184332
김종업로마노
2025-08-22
-
반대 0신고 0
-
- 영성체할때 드리는 기도
-
184330
김중애
2025-08-22
-
반대 0신고 0
-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5.08.22)
-
184329
김중애
2025-08-22
-
반대 0신고 0
-
- 매일미사/2025년 8월 22일 금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
184328
김중애
2025-08-22
-
반대 0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