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좁은 문들 잘 통과하기 “희망, 훈육,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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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71 선우경 [forgod] 스크랩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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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24.연중 제21주일
이사66,18-21 히브12,5-7.11-13 루카13,22-30
좁은 문들 잘 통과하기
“희망, 훈육, 관계”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시편117,1)
이런저런 생각들의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오늘 가톨릭교회 양대 신문은 좁은 문들을 통과한 분들의 기사로 가득했습니다. 지난 8월15일 향년 63세 선종한 유경촌 디모테오 주교와 선출 100일을 맞는 69세, 레오 14세 교황에 관한 기사입니다. 지금까지 무수한 난관과도 같은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한 영적승리자의 모습을 연상케 했습니다.
“가난한 이들 곁에서 하느님 품으로”
“온 삶을 바쳐 소외된 이들 보듬던 목자”
유경촌 주교에 관한 머릿기사가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어 선출 100일을 맞는 레오 14세 교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입니다.
“성찰적이고 평온한 리더십”, “성 아우구스티노의 아들”,“중재자”
“경청하는 지도자”
“닮은 듯 다른 여정, 사랑과 일치로 이끄는 ‘통합의 리더십’”
두분 다 좁은 문들을 희망과 훈육, 주님과의 친밀한 관계로 잘 통과해 온 모범적 신자상을 보여 줍니다. 누구나에게 주어진 좁은 문들입니다.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죽음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까지 무수히, 아니 하루하루 통과해 나가야 할 각자 고유의 좁은 문들의 연속입니다. 굳이 좁은 문들 찾아 나설 필요가 없으니 각자 삶의 자리가 통과해야 할 좁은 문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는 말씀입니다. 저에게는 사제서품후 36년 동안 날마다 써온 강론이 천첩산중疊疊山中 하루하루 넘어야 할 산이었으며, 하루하루 통과해야 할 좁은 문이었습니다. 이 산山을, 이 좁은 문門을 통과해야 활짝 열리는 하루의 초원草原이자 평원平原이었습니다. 좁은 문을 통과해온 요즘 <배열매 형제들>이 반갑고 고마워, 또 좁은 문들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삶을 <소망>하며 어제 쓴 두편의 글을 나눕니다.
“참 반갑고 기쁘고 고맙다
배 열매 형제들
비바람 뙤약볕 인고의 세월
아무도 보아주지, 알아주지 않아도
하늘 품 안에 숨어
묵묵히 견뎌내고 버텨내며
가을 밤 풀벌레 영롱한 찬미노래 들으며
해를 닮아 둥글둥글
무럭무럭 잘도 컸구나
배 열매 형제들
참 반갑고 기쁘고 고맙다”
이렇게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해 온 영적승리의 장한 형제들을 보면 “참 반갑고 기쁘고 고마워” 주님의 위로와 격려가 되고 싶은 마음에 강복후 부드럽게 껴안 곤 합니다. 얼마 전 하늘 큰 비에 백사장 위 맑게 흐르는 시냇물도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꼭 하늘 큰 비 내려야 맑게 흐르는 시냇물인가?
하늘 비 없어도
늘 맑게 흐르는 시냇물일 수는 없나?
하늘 비 없어도
살아 있는 그날까지
한결같이
끊임없이
찬미노래 부르며 흰모래 백사장 일상(日常)위
늘 맑게 흐르는 시냇물이고 싶다.”
이미 타계한 동요작가 제 친척형님의 호가 <흰모래>였습니다. 일상의 좁은 문들 통과에 옛 현자의 지혜도 좋은 참고가 됩니다. 완벽주의자에 대한 충고 말씀처럼 들립니다.
“해야 할 일에만 매몰되면 해서는 안되는 일까지 하게 될 수 있다.”<다산>
“사람으로서 하지 않는 바가 있은 다음에 해야 할 일이 있다.”<맹자>
때로 빈틈을, 빈공간을 마련하라는 권고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날마다 일상의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할 수 있을까요?
첫째, 희망입니다.
하느님 희망의 문은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하느님은 온 인류에 차별이 없으신 분입니다. 어느 자리에 있든 당신을 찾으며 좁은 문의 통과에 열심한 분들을 도와 주시며 구원의 문 활짝 열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바로 이사야 예언자가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는 구원과 희망의 하느님을 소개합니다.
“나는 모든 민족들과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을 모으러 오리니, 그들이 와서 나의 영광을 보리라. 나에 대하여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내 영광을 본 적도 없는, 먼 섬들에 보내리니, 그들은 민족들에게 나의 영광을 알리리라.”
이 예언이 성취되어 세상 곳곳이 서서히 복음화 되고 있음을 봅니다. 새삼 선교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모여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라는 모두에게 활짝 열려 있는 만민을 향한 구원의 메시지가 바로 우리 궁극의 희망을 새롭게 합니다. 이래서 자연스럽게 부여 되는 선교의무입니다. 레오14세 교황의 말씀도 우리의 선교의지를 북돋웁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은 희망의 표징이,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야 함을 배웁니다.
“모든 사람들은 존경받아져야 마땅하다.”
“참 인간성이 꽃피어나기 위해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선택하라.”
“수도자들은 희망의 증거자와 예언자로 불림받고 있다.”
둘째, 훈육입니다.
좁은 문들의 통과에 따르는 시련과 고난을 훈육의 계기로 삼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감당할 정도의 시련과 고난을 주십니다. 이들을 시험test으로 여겨 신뢰trust로, 영적성장과 성숙의 계기로 삼아 타개해 나가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의 말씀이 좁은 문 통과에 너무 적절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주님의 훈계를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을 받아도 낙심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는 모든 이를 채찍질 하십니다. 여러분은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 줍니다. 그러므로 맥풀린 손과 힘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셋째, 관계입니다.
주님과의 친밀한 내적 인격적 관계입니다. 날로 주님이자 스승이요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우정의 관계가 절대적입니다. 관계는 존재입니다. 주님과 상호 깊은 관계와 더불어 존재감 충만한 삶입니다. 사랑은 앎입니다. 사랑과 앎은 함께 갑니다. 서로 사랑할수록 서로의 앎도 깊어집니다. 나 좋을 대로 주님께 대한 일방적 공허한 불통의 짝사랑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상호교류의 충만한 우정의 사랑입니다.
주님을 상징하는 집주인의 집 문은 닫혔고, 제 좋을 대로 일방적으로 주인을 섬겼던 이들에 대한 집주인으로 상징되는 주님의 청천벽력같은 말씀이 우리 모두 정신 번쩍 들게 합니다. 주님과 우리의 전반적 관계를 심각히 검토하며 회개에로 이끕니다.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평생 주님과 함께 살았어도 “나는 너를 모른다”라는 불통의 무관한 삶이었으니 얼마나 헛되고 허망한 삶이겠는지요! 완전히 헛 산 것입니다. 날로 주님과 사랑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동료들간 사랑의 관계도 깊어질 것이며 동시에 서로의 앎도 깊어질 때, 진정 부요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이겠습니다. 텅 빈 공허와 허무의 삶이 아니라, 텅 빈 충만의 기쁨의 삶이 될 것입니다.
이런저런 좁은 문들을 잘 통과할 때 마지막 죽음의 좁은 문도 잘 통과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노력과 더불어 은총입니다. 또 밖에서 볼 때 좁은 문이지, 치열한 내적 구도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주님과 날로 깊은 우정의 관계를 사는 이들에게는 점차 내적으로 넓은 문이 될 수 있습니다. 성 베네딕도의 다음 말씀이 그 좋은 증거가 됩니다.
“좁게 시작하기 마련인 구원의 길에서 도피하지 마라. 그러면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의 길을 달리게 될 것이다.”(성규;머리48-49)
날마다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신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일상의 훈육들을 잘 견디어 내고, 주님과의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깊이 함으로, 좁은 문들 통과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시편117,2).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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