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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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475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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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간 목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 마태 24,42-51 "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이 세상에 오실 종말의 날이 언제 올지, 그리고 그 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그 날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갑자기’ 우리를 찾아올 것이니, ‘유비무환’의 자세로, 하느님 뜻에 늘 깨어있는 마음과 영혼으로, 그분 뜻을 충실히 실천하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소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시험을 언제 보더라도 떨지 않고 마음껏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평소 주님의 뜻과 가르침을 충실히 실천하면서 사는 참된 신앙인은 종말의 날이 언제 닥쳐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기쁘게 그 날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말의 날에 이루어지게 될 심판은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게 되지요. 하느님 뜻을 충실히 실천하며 산 사람은 ‘사람의 아들’을 ‘구원자’로 만나게 됩니다. 그에게는 심판의 순간이 곧 꿈에 그리던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게 되는 구원의 때인 겁니다. 그러나 하느님 뜻을 거스르며 자기 욕망에 따라 산 사람은 ‘사람의 아들’을 준엄한 ‘심판자’로 만나게 됩니다. 주님께서 직접 그를 단죄하고 벌주셔서가 아니라, 그가 지금까지 엮어 온 허물많고 부족한 과거가 그로하여금 후회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에 감히 주님 앞에 고개를 들고 서 있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지’, 즉 자신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대상을 두려워하기에, 심판의 때가 정확히 언제인지 알지 못한다는 ‘무지’는 우리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듭니다. 마치 군대에서 ‘5분 대기조’가 상황 발생 시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 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이 ‘그 때’인 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가는 ‘허탕’을 치더라도, 다음엔 정말 ‘그 때’가 올 것을 대비하여 마음과 에너지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영적 긴장감이 우리 삶에 기쁨과 보람을 더해줍니다. 주님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 지 모르기에, 주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신다는 생각으로, 내가 만나는 모든 이를 주님처럼 대하면, 나중에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해 버린 말로,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후회할 일이 없지요. 또한 언제 심판의 순간을 마주하더라도, 내가 하느님 뜻을 따르는데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 있어서 자기 자신과 하느님 앞에 당당하게 살아가면, 그분 섭리 안에서 내 삶에 질서와 균형이 잡히기에 항상 최고의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가 실천해야 할 ‘하느님의 뜻’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바로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그분의 식솔, 즉 가족들에게 제 때에 양식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내가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다 하느님께서 나를 믿고 맡겨주신 그분의 자녀, 즉 나에게는 형제 자매입니다. 그런 귀한 존재를 함부로 다루거나 내 뜻과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들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들을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특별한 소명을 맡겨 보내주신 그분의 ‘사자’(使臣)이자 나의 가족으로 여기며 겸손과 사랑으로 섬겨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양식을 내어주는 일, 즉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일을 ‘제 때’에 하는 것입니다. 욕심과 집착 때문에 손으로 움켜쥐고 내어주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내어준다고 하더라도 내 마음 내킬 때에, 주고 싶은 만큼만 주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로 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 때에, 필요로 하는 만큼 기꺼이 내어주어야 합니다. 결국, 충실한 종으로써 진정 깨어있는 자세는 어떻게든 하느님의 뜻을 ‘덜’ 실천하면서 구원 받으려고 ‘눈치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실천하는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이들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맡기실 것입니다. 충실한 종들은 그렇게 하느님께서 누리시는 모든 영광과 기쁨을 그분과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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