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하늘 나라의 삶 “오늘 지금 여기서 본분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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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07 선우경 [forgod] 스크랩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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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30.연중 제21주간 토요일
1테살4,9-11 마태25,14-30
하늘 나라의 삶
“오늘 지금 여기서 본분의 책임을 다하기”
늘 바라보는 하늘이요 산입니다. 어제는 갑자기 얼마전 그림 전시회에서 본 바다와 하늘이 함께 어울어진 그림이 생각났고 갖고 싶다는 생각이, 남은 생애 집무실 벽에 걸어놓고 늘 바라보며 바다가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쓴 짧은 자작시에 예전 떠오른 <바다>라는 짧은 글입니다.
“하늘은
있고
바다는 없다
바다를
바라보듯
하늘을 바라본다
바다가
된다
하늘이 된다”<2025.8.29.>
또 하나 올해 2월에 쓴 글입니다.
“바다가
바다에 가다니요?
그냥 있으세요
당신은
늘 깊고 넓은 바다예요.”<2025.2.12.>
하루하루 본분의 책임에 최선을 다하며 오늘 지금 여기서 때로는 산처럼, 하늘처럼, 바다처럼, 꽃처럼, 시처럼 하늘 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새벽 오래전 옛 자작 시집 펴들자 눈에 띈 “흘러간 것들에”라는 시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마라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두지 마라
보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시작하였다(이사43,18-19ㄱ)’
그렇다
흘러간 것들에
마음 아파해 하지 말자
아쉬워하지 말자
쓸쓸해하지 말자
흘러간 물이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흘러간 사람은, 사랑은, 시간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사는 것은 어제가,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분을 기다리는 것이다
오늘 지금 여기서
만나는 사람에, 사랑에, 일에, 시간에 충실한 게 제일이다
이게 영원한 현재의 하늘 나라를, 젊음을 사는 지혜로운 삶이다
흐르고 흘러도 늘 새롭게 만나는 주님이
우리의 희망이요 기쁨이요 행복이다.”<2005.8. >
바로 오늘 복음은 고맙게도 하늘 나라의 비유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서두부터 물흐르듯 경쾌한 느낌입니다.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이래서 삶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다음 옛 현자의 지혜도 좋은 도움이 됩니다.
“어른의 도리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다산>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일에 관여하지 마라.”<논어>
분별의 지혜를 다해 제 본분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하늘 나라를 살아가는데 필요로 하는 지혜입니다. 할말은 많아도 해서는 안되는 말을 분별함도 어른의 지혜입니다. 이어지는 비유 말씀은 그대로 우리가 대상임을 깨닫습니다.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비교하여 우월감에 또는 열등감에 빠지지 않음이 지혜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 역시 내가 받은 탈렌트를 아는 것이 겸손이자 지혜입니다. 남이 받은 탈렌트를 비교할 것도, 부러워할 것도 없이, 한눈 팔지 않고, 시종여일 한결같이 진실하게 성실하게 절실하게 살면서 내가 받은 탈렌트, 본분의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삶의 업적을, 삶의 양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삶의 밀도를 보십니다.
다섯 탈렌트 받은 자가 다섯 탈렌트를 남기니 5/5로 삶의 질은 1이고, 두 탈렌트 받은 자가 두 탈렌트 남기니 2/2로 삶의 질은 똑같이 1입니다. 그래서 업적의 양과 상관없이 똑같이 칭찬과 더불어 많은 과제가 부여됩니다. ‘주인’은 ‘주님’으로 바꿔 읽어도 무방합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루하루 날마다 성찰하며 내 받은 탈렌트 얼마나 남겼는지 계산하며 살아야 합니다. 내가 받은 탈렌트의 본분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바로 날마다의 미사시간이 주님 앞에 셈바쳐야 하는 시간이자, 이렇게 살아야 마지막 계산의 죽음의 그날에 당황하지 않고 남긴 것을 자랑스럽게 바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살았을 때 기도요 사랑이요 공부요 회개요 찬미요 감사이지, 죽으면 기도도, 사랑도, 공부도, 회개도, 찬미도, 감사도 끝납니다. 이 모두가 오늘 지금 실행해야 할 과제의 탈렌트들이요 이렇게 살라고 연장되는 하루하루 날들입니다. 이렇게 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데 어찌 낭비할 시간과 정력이 있겠는지요!
문제는 한 탈렌드 받은 자의 소심함입니다. 삶은 도전임을, 삶의 선물이자 과제임을 잊고 보신주의를 택함이 문제였습니다. 많이도 아닌 한 탈렌트를 남겨 1/1이었으면 삶의 질은 똑같이 1로 그대로 칭찬을 받았을 것이나 한 탈렌트, 받은 과제를 하나도 하지 않았던 것이며,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호된 질책과 더불어 한 탈렌트 받은 것 까지 빼앗기고 준열한 심판이 뒤따르니 이또한 스스로 태만함으로 자초한 심판입니다. 결론같은 다음 말씀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그대로 영적으로도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를 보여줍니다. 탈렌트를 부지런히 활용함에 따라 영적 자유와 부요와 행복의 삶입니다. 바로 이의 좋은 모범이 바오로 사도의 선교사들 일행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 주는 금과옥조의 가르침입니다.
“형제 여러분, ‘서로 사랑하라’고 권고한 대로 더욱더 그렇게 하고,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바깥 사람들에게 품위 있게 처신할 수 있고, 아무에게도 신세를 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제 본분의 책임을 다하면서,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지족(知足)의 삶을 살면서, 이웃에게 짐이 되지 않는, 품위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언젠가의 마지막 죽음에 앞서, 내 받은 탈렌트를 잘 활용했는지 점검해 보는 시간입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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