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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5년 9월 27일 (토)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제자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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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간 토요일]

184522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8-30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마태 25,14-30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오늘 복음은 너무나 유명한 ‘탈렌트’의 비유입니다. 탈렌트라는 말은 영어로 ‘재능, 소질, 능력’이라는 뜻이기에, 주인이 종들 각자의 능력에 따라 서로 다른 양의 탈렌트를 맡겼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언뜻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탈렌트를 ‘능력’이라고 생각하면 ‘능력에 따라 능력을 주었다’는 동어반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탈렌트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첫째로 탈렌트라는 개념 자체가 고대 근동지방에서 가장 큰 화폐의 단위로 쓰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세상에서 쓸 수 있는 ‘재물’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가 똑같은 양의 재물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요. 누군가는 아주 많은 양의 재물을 소유한 채 떵떵거리며 사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아주 적은 양의 재물을 소유했기에 하고 싶은 걸 맘껏 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하고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갑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보다 많은 재물을 가진 이를 부러워하거나 시기, 질투하기도 하고, 내가 남들보다 적은 재물을 갖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주눅들거나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지요. 그러나 얼마나 많은 재물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은 내 덕도, 내 탓도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들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재물을 맡기십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재물을 맡기신 만큼 그것을 당신 뜻에 맞게 잘 사용해야 할 책임과 의무도 맡기십니다. 그분은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시는 분이기에, 나보다 많이 가진 이들을 시기 질투할 이유도, 내가 남들보다 덜 가졌다고 자괴감에 빠질 필요도 없지요. 그저 나에게 맡겨주신 재물을 그분 뜻에 맞게 잘 사용하면 될 뿐입니다.

 

둘째로 탈렌트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 각자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시간의 길이는 스스로가 정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시는 만큼의 시간 속에서 각자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지요. 그러니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오래 살려고 발버둥치는게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 한정된 나의 삶 속에 어떤 가치들을 채워넣는가입니다. 그 안에 성공, 재물, 명예, 권력 같은 세속의 가치들만 채워넣어서는 하느님 가까이로 갈 수 없습니다. 그 안에 탐욕, 집착, 불평, 불만을 채워서는 한 번 뿐인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없습니다. 반면, 세상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믿음, 희망, 사랑을 채워넣는다면 하느님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겸손, 감사, 자선을 채워넣는다면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탈렌트는 주인이 자기 종들을 얼마나 믿는가 하는 신뢰의 정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인이 종을 편애하거나 차별한다는 뜻이 아니지요. 종이 주인을 믿고 마음을 활짝 여는만큼, 주인도 종을 믿고 아낌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겁니다. 오늘 복음 속 비유에 나오는 첫째, 둘째 종은 주인이 공정하고 자비로운 분이라고 믿었기에, 주인이 맡긴 탈렌트를 그의 뜻에 맞게 사용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주인의 의도한 바에 따라 최선을 다하면 얼마든지 이해해줄거라 여긴 겁니다. 그리고 주인은 자신을 향한 두 종의 전적인 믿음과 의탁을 보고 그들이 충분히 믿을만한 존재라고 여겼기에, 자신이 원래 맡겼던 탈렌트에 그들이 벌어들인 탈렌트를 더하여 돌려주었지요. 그러나 셋째 종은 주인이 모질고 무자비한 존재, 제대로 베풀지도 않으면서 받을 생각만 하는 탐욕으로 가득한 존재라고 여겼기에, 주인이 맡긴 탈렌트를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랬다가는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거나 물어내게 될거라 생각했지요. 그리고 주인은 자신을 향한 그 종의 불신과 오해,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여겨 자신이 맡겼던 탈렌트를 도로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그를 자기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합니다.

 

탈렌트가 재물이든, 시간이든, 신뢰든 그건 모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은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은총을 주시는대로 다 받는 게 아니라,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받게 됩니다. 즉 하느님 뜻에 맞게 잘 사용하여 나 자신을 비우는 만큼만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반면 그것을 욕망으로 움켜쥐고 있거나 무관심과 두려움 속에 방치하면 그나마 받은 은총마저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허무하게 잃어버리게 되겠지요. 그러니 재물이든 시간이든 신뢰든 하느님 뜻에 맞게 잘 쓰고 나누는데에, 그리하여 그것이 지닌 참된 가치를 이 세상에서 온전히 실현하는데에 전념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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