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질그릇에 담긴 보물 “주님을 선포하는, 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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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95 선우경 [forgod] 스크랩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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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9.3.수요일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540-604) 축일
2코린4,1-2.5-7 루카22,24-30
질그릇에 담긴 보물
“주님을 선포하는, 섬기는 마음”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누여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니
내 영혼 싱싱하게 생기돋아라.”(시편23,1-3)
오늘 화답송 시편은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오늘 우리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은 성 베네딕도와 교황과의 각별한 인연 및 위대한 업적으로 인해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학자 축일미사를 봉헌합니다. 267분의 역대 교황중에 “대大”자가 붙는 분은 레오 교황과 그레고리오 교황뿐입니다. 그레고리오 교황의 <베네딕도 전기>를 통해 우리는 두분의 위대함을 배워 알기에 그레고리오 대 교황에 대해 각별한 애정과 호의를 갖게 됩니다. 오늘 입당송도 성인의 면모를 잘 드러냅니다.
“복된 그레고리오는 베드로 좌에 올라, 언제나 주님의 얼굴을 찾고, 주님 사랑의 신비를 기리며 살았네.”
성인의 위대한 활동과 업적은 그대로 주님과 깊은 일치의 관상에서 기인함을 봅니다. 성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질그릇같은 연약한 육신에 불가사의의 엄청난 보물을 지닌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물론이고 성 바오로 사도 및 모든 성인들과 신자들 역시 질그릇에 보물을 지닌 참으로 귀한 분들입니다. 어제 수도원 피정을 마치고 떠난 두분들 역시 남긴 메시지를 보니 질그릇에 담긴 보물을 발견한 듯 싶었습니다.
“요셉수도원에서 근래들어 가장 평화롭고 은총 가득한 시간을 보낼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런 복된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귀한 장소를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몹시 산란하였습니다. 난생 처음 피정을 하였고 피정집의 책을 한권 다 읽었습니다. 많은 은혜를 입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질그릇 안에 보물을 발견한 기쁨의 고백처럼 들렸습니다. 무엇보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시간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있는 보물을 발견하는 시간이자 영원한 참보물인 주님을 모시는 시간입니다. 질그릇 안에 보물인 주님은 나눠야 합니다. 바로 주님을 선포하는 삶을 통해서, 또 주님을 섬기듯 이웃을 섬기는 삶을 통해서 나눕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우리를 위로하고 고무합니다.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지 깨닫게 합니다.
“우리가 선포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선포하고, 우리 자신은 예수님을 위한 여러분의 종으로 선포합니다. ‘어둠 속에서 빛이 비추어라’하고 하고 이르신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비추시어,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영광을 알아보는 빛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주님을 선포하는 예수님을 위한 이웃들의 종이 바로 우리의 신원입니다. 교황을 일컫는 칭호인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us servorum Dei)”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한 분이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입니다. 새삼 우리 그리스도교의 영성은 ‘종servant과 섬김service의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섬기는 종’이란 우리의 신원이 바로 질그릇 안에 담긴 보물입니다. 섬기는 겸손한 사랑이 질그릇 안에 담긴 참 아름답고 귀한 보물입니다. 그러니 피라미드같은 공동체 정상에 위치하여 지배하고 군림하고 권세를 부리는 왕같은 반복음적인 지도자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 친히 강조하시는 바 섬김의 삶입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주님을 닮은 섬기는 종은 부드럽고 따뜻한 온유와 겸손의 사람임이 드러납니다. 새삼 우리 믿는 이들에게 직무가 있다면 섬김의 직무 하나뿐이요, 권위가 있다면 섬김의 권위뿐임을, 영성이 있다면 ‘종과 섬김의 영성’뿐임을 깨닫습니다. 우리의 질그릇 안에 담긴 보물은 이런 선포와 섬김의 삶을 통해 이웃과 나누게 됩니다.
바로 이의 놀라운 모범이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입니다. 성 예로니모, 성 암브로시오, 성 아우구스티노와 더불어 서방 4대 교부에 속하는 성 대 그레고리오 학자 교황은 학생, 음악가, 교사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의 업적은 말그대로 불가사의입니다. 생애 초기 지나친 수도고행생활로 평생 통풍과 위장병을 지니고 살았지만 생애 마감까지 지적으로는 활발했습니다. 성인의 업적 분야가 참 다양하고 놀랍습니다.
1.교회의 영적 쇄신과 사회적 개혁.
2.수도생활의 향수와 수도생활 제도의 개선.
3.외교활동; 랑고바르트족의 침입과 동로마 제국과의 관계.
4.게르만 민족과 여러 부족에 대한 포교활동.
5.전례개혁; 헤아릴수 없이 많으며, 주님의 기도를 성찬기도 바로 뒤의 현재의 위치로 옮김.
세상에 이런 다방면의 천재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에는 못미치지만 그 바쁜 활동 가운데에서도 엄청난 양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성인의 게르만 민족을 그리스도교화하고 절망과 퇴폐에 빠져있던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삼대저서는 신자들을 위한 <욥기주해서>, 주교와 사제들을 위한 <사목규정서>, 수도자들을 위한 <대화집>입니다. 이 또한 주님께 대한 사랑, 교회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질그릇 안에 지닌 보물을 유감없이 사용하여 교회를 구한 위대한 선포와 섬김의 성 그레고리오 대 교황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질그릇 안에 담긴 보물을 선포와 섬김, 나눔의 삶을 통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한평생 은총과 복이 이몸을 따르리니,
오래오래 주님궁에서 사오리다.”(시편23,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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