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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쉼 -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184661 서하 [nansimba] 2025-09-06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루카 6, 5)


안식일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안식일의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 창조론적 근원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 - 창세기 2,3


하느님께서는 창조를 완성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습니다.

그 ‘쉼’은 단순한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시니 참 좋았다”는 기쁨,

창조의 완성을 기뻐하시는 하느님의 만족과 평안이었습니다.

 

안식일은 곧 존재를 축복하는 시간입니다.

  • 해방의 기억

너는 이집트 땅에서 종이었다가…

주 너의 하느님이 너를 이끌어 내신 것을 기억해야 한다. - 신명기 5,15


안식일은 해방의 기억입니다.

억압에서 벗어난 자유,

노예적 노동에서 풀려나는 기념일입니다.

모든 존재가 쉼을 누리는 날,

그날은 곧 해방의 축제입니다.

 

  • 사회적 평등의 실현

주인과 종, 자유인과 노예, 심지어 가축까지도 쉬어야 했습니다.

그 순간 사회적 위계는 멈추고,

모든 존재가 하느님 앞에서 존엄을 드러냅니다.

경제 활동을 멈춤으로써,

“인간은 생산 수단이 아니다”라는 하늘의 선포가 울립니다.

안식일은 참으로 아름다운 날입니다.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의 충돌


안식일의 본래 의미에 비추어 오늘 복음을 다시 읽어내려가니,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의 갈등은 단순한 해석의 차이가 아니라,

존재 이해의 충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 행함(doing) vs 있음(being)

바리사이들 - 이들에게 거룩함은 특정 행위의 하지 않음으로 얻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행함"(doing)에 기반한 종교성으로,

인간이 올바른 행위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공로주의적 사고입니다.

예수님 - 안식일은 창조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순간, "충만한 존재"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굶주린 제자가 밀 이삭을 따 먹는 그 순간조차 하느님 안에서 자유롭게 존재하는 모습입니다.

이것은 있음(being)의 영성입니다.

 

  • 규율 vs 은총

바리사이들 - 안식일은 엄격한 규율으로 통제되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잘못 사용하면 죄가 되는 시간이므로, 세밀한 규정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예수님 - 안식일은 하느님의 선물인 은총의 시간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생명의 필요에 응답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거룩한 시간입니 다. 다윗의 예시를 드신 것도 "현재의 구체적 필요"가 추상적 규칙보다 우선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

  • 수직적 개인주의 vs 통합적 관계성

바리사이들 - 수직적 개인주의로 개인이 하느님 앞에서 올바른 행위를 하는 수직적 관계에 집중합니다.

다른 사람의 필요나 공동체의 상황은 부차적이며, 규칙 준수가 최우선입니다.

예수님 - 통합적 관계성을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이웃, 자연과의 관계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십니다.

굶주린 제자들을 돌보는 것이 곧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며,

창조의 선물인 곡식을 감사히 받는 것이 참된 안식일 정신입니다.

 

  • 외적 권위 vs 내적 권위

바리사이들 - 전통과 율법 해석의 권위에 절대 순명하는 것을 신앙으로 봅니다.

개인의 판단이나 상황적 고려는 위험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예수님 -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라고 선언하십니다.

이는 인간 안에 있는 하느님 형상으로서의 내적 권위를 일깨웁니다.

무책임한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 안에서 사랑과 자비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론적 성숙함을 의미합니다.

 

  • 조건적 구원 vs 은총적 구원

바리사이들 - 올바른 행위를 통해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조건적 구원관을 가지고 있기에

안식일 준수는 하느님께 인정받기 위한 조건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 - 구원은 이미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이며, 안식일은 그 구원의 기쁨을 누리고 나누는 시간입니다.

제자들이 자연스럽게 밀 이삭을 먹는 것은 이미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유를 누리는 모습입니다.

 

정리하다보니, 이 갈등의 핵심은

종교가 생명을 섬기는가, 아니면 생명이 종교를 섬기는가의 문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리사이들은 사람이 안식일을 섬겨야 한다고 보았지만,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섬겨야 한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갈등입니다.

우리는 형식적 종교성에 갇혀 생명력을 잃을 것인가,

아니면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자유롭고 창조적으로 살아갈 것인가의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만나는 예수님은 우리를

자유롭고 기쁨과 감사를 노래하는 안식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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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묵상, 서하의노래, 연중시기, 안식일, 쉼, 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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