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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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75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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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토요일] 루카 6,1-5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구약성경의 신명기를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너희가 이웃의 곡식 밭에 들어갈 경우, 손으로 이삭을 자를 수는 있지만 이웃의 곡식에 낫을 대서는 안 된다.”(신명 23,26)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남의 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따먹는 행위는 해서는 안되는 '죄'입니다. 그러나 율법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가난한 이들에 한해서 이웃의 밭에 들어가 밀 이삭을 잘라먹는 일을 허용합니다. 그들이 최소한의 영양보충이라도 해서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들판의 참새 한 마리도 챙겨 먹이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따르고자 했던 아름다운 전통이었지요.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손으로 비벼먹는 모습을 보고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이렇게 따집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그들이 그런식으로 따진 것은 제자들이 하는 행동을 추수, 즉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노동'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명기 법전에서는 곡식의 이삭을 자르라고만 했지 그것을 손으로 비벼서 낟알과 껍질을 분리해도 된다고는 하지 않았으니 제자들이 한 행동은 율법을 어긴 잘못이라며 비난한 것입니다. 이런 바리사이들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침소봉대’(針小棒大)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구약성경의 사무엘기를 인용하여, 다윗과 그 일행이 겪은 일화를 이야기하십니다. 이스라엘 성전의 성소에서는 하느님께 빵을 봉헌하면 그 중 열두 개를 접시에 따로 놓아 두었습니다. 그리고 봉헌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 성소에서 봉사하는 사제들만이 그 빵을 먹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아히멜렉 사제는 그 빵을 다윗과 그 일행에게 먹으라고 내어줍니다. 그들이 적대자들에게 쫓겨 다니느라 많이 굶주리고 지쳐 있었는데, 마땅히 내어줄 다른 음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무엘기를 쓴 저자도, 그것을 해석한 율법학자들도 아히멜렉이나 다윗 일행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율법은 그것을 문자 그대로 적용하여 누군가를 심판하거나 단죄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더 잘 따르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먹이는 것이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시며 보살피시는 하느님의 뜻에 부합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을 상기시키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 법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사람, 즉 우리 모두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셨기에, 한 사람이라도 더 당신 나라로 이끌어 참된 행복을 누리게 해 주시려고 ‘율법’이라는 이정표를 세워주신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그 율법으로 이웃 형제 자매를 옭아매려고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계명을 마음 깊이 새기고,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른 그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며 사랑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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