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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그것으로 충분하다-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185227 서하 [nansimba] 스크랩 2025-10-01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루카 9, 58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따뜻하지 않다. 오히려 날카롭고 불편하다. "어디로 가시든지 따르겠습니다"라는 열정적 고백에 대한 응답치고는 너무 차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예수님은 거짓된 위로를 주시는 분이 아니다. 낭만적인 헌신의 환상에 빠져 주님께 고백할 때 주님은 그 길을 걷기로 선택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직하게 말씀하신다.

그 길은 실존적 불안정성을 받아들이는 선택이다.

 

우리는 모두 머리 둘 곳을 찾는다. 안전한 집, 안정적인 직장, 예측 가능한 미래.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들이 절대적 가치가 되어, 내 삶을 쥐고 흔들 때, 우리는 쟁기를 잡고도 뒤를 돌아보는 사람이 된다.

나는 솔직히 고백한다. 나는 머리 둘 곳을 챙기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음을. 내일의 불안이 오늘의 평화를 빼앗아 가곤한다. 과거의 향수나 아픔이 지금 여기의 부르심을 가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쟁기를 잡았지만, 자꾸 뒤를 돌아본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이 말씀은 더욱 충격적이다. 당시 부모의 장례는 가장 신성한 효도의 의무였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것조차 미루라고 하신다. 이것은 가족을 사랑하지 말라는 뜻은 아닐게다. 오히려 하느님 나라의 긴급성, 그 부르심의 절대성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도 "장례"가 있다. 과거의 상처,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 정리되지 않은 관계들. 우리는 이것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만 끝나면", "저것만 정리되면" 그때 온전히 하느님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과거를 완벽하게 매장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 모든 것이 정리되는 날은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지금, 이 순간 따르라고 하신다. 완벽해진 다음이 아니라, 연약한 지금 이대로 따르라고 하신다. 참으로 겸손할 때만 가능한 따름이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쟁기를 잡고 뒤를 보면 고랑이 휘어진다고 한다. 제자의 길은 분열된 마음으로 걸을 수 없다는 말일게다. 한 손으로는 하느님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세상을 움켜쥐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느님을 품고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뒤를 돌아보곤한다. 더 안전했던 과거, 더 편했던 선택들, 포기한 가능성들. 이것들이 때때로 나를 붙잡는다. 그리고 죄책감을 느낀다. "나는 왜 이렇게 약할까", "나는 왜 온전히 하느님만 바라보지 못할까."

 

이제 죄책감에서 벗어나 성녀 데레사를 통해 하느님을 품고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길을 배워본다.

데레사 성녀는 예수님은 나의 완벽함이 아니라, 나의 노력을 보신다고 했다.

나는 머리 둘 곳 없는 길을 완벽하게 걸을 수는 없다. 과거를 완전히 묻을 자신도 없다.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도 없다. 우리는 너무 약하고, 너무 인간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는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느님을 품은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

하느님 품에 안기는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


오늘 하루, 주님과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사랑 하나면 충분하다.

그것이 오늘 나에게 주어진 부르심이다. 이것이 나의 쟁기질이다.

오늘, 나는 쟁기를 잡는다.

작은 손으로, 떨리는 손으로.

때로 뒤를 돌아보겠지만, 휘기 전에 다시 앞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의 은총

그것으로 충분하다.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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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묵상, 루카복음, 데레사, 충분하다, 서하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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