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회개의 여정, 회개의 일상화 “무지에 대한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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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73 선우경 [forgod] 스크랩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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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연중 제26주간 금요일(개천절)
바룩1,15ㄴ-22 루카10,13-16
회개의 여정, 회개의 일상화
“무지에 대한 답은 날마다의 회개뿐이다”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시편95;7,8)
회개의 여정중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의 모습에 잘 어울린다 싶어, 오래전 <메꽃>이란 시를 <유홍초>로 바꿔 나눕니다.
“이 가지 저 가지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늘 가는 여정의 다리로 삼아
빨강색 영롱하게
하늘 사랑 꽃 피워내며
하늘로 하늘로 오르는
유홍초!”<1997/8/21; 2025/10/3>
저에게 매일 강론 쓰는 시간은 공부시간, 기도시간, 회개시간이 됩니다. 수도사제생활 초창기부터 참 많이 사용한 강론 주제중 하나가 ‘회개’이고, 2014년 산티아고 순례 여정후에는 참 많이 사용한 강론 주제중 하나가 ‘여정’입니다. 내 인생을 일일일생 하루로 압축하면, 또 일년사계의 사계절로 압축하면 어느 시점(時點), 어느 지점(地點)에 와 있는지 자주 확인해 보는 것이 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회개의 여정, 회개의 일상화; 무지에 대한 답은 날마다의 회개뿐이다” 오늘 강론의 주제입니다.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회개요, 인간의 고질적 마음의 질병인 무지에 대한 답도 ‘하느님을 알고 참나를 아는’ 회개 은총뿐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회개의 일상화를 이뤄주는 미사 시작시, 그리고 하루를 마치는 끝기도 시작시“참회의 기도”에 늘 감사합니다.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특히 가슴을 치며 ‘네 탓이 아닌 내 탓으로’ 뉘우치는 부분은 참회기도의 압권입니다. 이런 회개의 일상화를 이뤄주는 전례가 가톨릭교회를 명실공히 명품종교로, 신자들을 명품신자로 만들어 줌을 깨닫습니다. 자기가 뿌리내리고 있는 정주의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사는 것이 바로 회개의 삶입니다.
오늘 2025년 10월3일은 단기 제4358주년이 되는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4대 국경일중의 하나인 개천절입니다. 단군 왕검이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건국하여 역사를 개창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제 어렸을 때 달력의 왼쪽에는 서기가, 오른쪽에는 단기가 나란히 병기되어 있었습니다.
반만년 역사의 문화강국의 기초를 지닌 대한민국임을 확인합니다. 1949년 10월1일 국경일로 지정되었으니 제 나이와 같습니다. 독립운동가이자 한학자인 정인보 선생의 개천절 노래 가사도 참 웅숭합니다. 1절만 소개합니다. 시간되면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 아버님은 단군이시니
이 나라 한 아버님은 단군이시니”
단군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니 이 또한 회개의 은총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회개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부단한 회개의 여정을 통해 하느님을 만날 때 겸손과 온유, 자비와 지혜, 찬미와 감사의 삶이요, 점차 무지로부터의 해방이겠습니다.
“어른은 행동으로 말을 증명하고, 아이는 말로 행동을 변명한다.”<다산>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고, 말은 그 후에 해야 한다.”<논어>
묵묵히 실천하는 ‘삶의 모범’만을 보고 배우는 사람들이니 솔선수범보다 더 좋은 가르침은 없습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에의 여정중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요 파란만장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분명 이런 와중에도 예수님은 파스카 사건이 이뤄질 목적지 <예루살렘>을 향한 순례여정중임을 늘 염두에 뒀을 것입니다.
신구약 성서를 통해, 특히 시편집에서, 마태복음은 산상설교 참행복선언에 나타나는 반갑고 고마운 말마디가 “행복하여라”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이와 대조적으로 “불행하여라”하며 예수님의 열화와 같은 말씀이 폭포수처럼 쏟아 집니다. 말그대로 절박한 회개의 촉구입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복음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된다 싶습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그리고 너 가파르나움아, 네가 하늘까지 오를 성싶으냐?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다.”
회개로 응답하지 않는 무지에 눈먼 고향 인근 도시 사람들에 대한, 저주가 아닌 예언자적 탄식이요 마지막 호소입니다. 눈과 귀만 열리면 곳곳에 널려 있는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함께 사는 이들, 또 만나는 이들도 주님이 보낸 회개의 표징들인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며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자녀답게 환대와 경청의 삶을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사람 하나하나의 배경이 되시는 예수님이요 그 배경에는 하느님 아버지가 계심을 깨닫습니다. 제1독서에서 바룩(‘축복받은 이’라는 뜻)의 참회기도가 심금을 울립니다. 개신교 성경에는 바룩서가 없습니다. 회개의 빛나는 모범이 바룩 예언자입니다. 바룩은 예레미아 예언자의 비서이자 친구이며, 동시에 유다 왕궁의 서기관이었습니다.
“주 우리 하느님께는 의로움이 있지만, 우리 얼굴에는 오늘 이처럼 부끄러움이 있을 뿐입니다...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에게 보내 주신 예언자들의 온갖 말씀을 거슬러, 주 우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다른 신들을 섬기고 주 우리 하느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르며, 저마다 제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대로 살아왔습니다.”
바빌론 유배생활중 죄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대신한 바룩 예언자의 참회의 기도입니다.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적 회개가, 특히 생태적 회개가 절박한 작금의 시절입니다. 신앙생활의 기초이자 무지에 대한 최고의 처방이 바로 부단한 회개의 삶입니다. 주님의 날마다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성공적 회개의 여정을, 회개의 일상화를 살게 하십니다.
"하느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시편51,12).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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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일 금요일 / 카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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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75
강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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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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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회개의 여정, 회개의 일상화 “무지에 대한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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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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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제자리에 앉는 것이 眞理, 安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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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로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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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바꾼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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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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