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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묵상] 돌아옴, 존재의 방향 전환 - 연중 제28주일

185444 서하 [nansimba] 스크랩 2025-10-12

 

연중 제 28 주일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루카 17,19


돌아옴, 존재의 방향 전환


열 명이 모두 치유 받았다. 모두가 나병에서 해방되었고 사제에게 보일 수 있는 깨끗한 몸이 되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돌아온 한 사람에게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신다.

 

아홉명도 믿음이 있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고 외쳤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사제들에게 갔다. 그들도 믿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왜 돌아온 한 사람에게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을 하셨을까.

 

치유와 구원은 다르구나.

열 명은 모두 치유받았지만, 구원은 한 명만 받았다.

 

무엇이 달랐을까?

그들은 모두 믿음이 있었지만 아홉명은 청원적 믿음었고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의 믿음은 관계적 믿음이었구나.

그래서 그는 돌아왔다.


사실 사마리아 사람도 가야 할 곳은 사제들 앞이었다. 그곳에 가야 정결 찬정을 받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 자신의 미래가, 정상적인 삶이 그곳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멈추었다. 그리고 방향을 바꾸어 예수님께로 돌아왔다. 이 돌아옴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다. 이것은 하느님을 향한 존재의 방향 전환이다.

 

나는 끊임없이 '나의 필요', '나의 미래', '나의 안전'을 향해 달려왔다. 치유받은 아홉 명처럼, 나 역시 주님께 간구하고, 받은 은총으로 계획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나' 중심에 둔 삶이었다.

 

돌아온 사마리아 사람은 달랐다. 자신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을 체험하고 멈추었다.

자신의 계획, 자신의 필요보다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고, 주님을 향한 마음이 그의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그는 이제 자신이 받은 치유보다 그 치유를 주신 분이 더 놀라운 존재임을 깨달았다.

'내가 도대체 누굴 만난 것일까.'

그의 영혼은 그 순간 하느님을 알아보았다. 그래서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왔다.

 

나병 환자들은 당시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된 존재였다. 이 존재에게 예수님은 육체적 회복을 주었다. 가는 동안 모두 몸이 깨끗해졌지만 병이 나은 것을 본 사람은 한 사람 뿐이었다.

 

본다는 것은 단순한 지각이 아니다. 존재 깊이에서 일어나는 깨어남이다. 이 '봄'은 지적 이해를 넘어서 존재를 '알아본 것'이 아닐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이 믿음이 무엇일까?

이 믿음은 교리에 대한 동의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확신이 아니다.

이 믿음은 자신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을 보는 것, 돌아오는 것, 감사하는 것이다.

 

사마리아 사람은 이제 나병환자도 외국인도 아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새로워진 존재,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 치유받은 자, 주님을 만난 자이다.

 

이것이 구원이구나.

 

돌아오는 것이 늦은 때는 없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숨쉬는 이 순간이 돌아올 수 있는 순간이다. 보기 시작할 수 있는 순간,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이다.

 

멈추어 본다.

돌아서 본다

그리고 나를 있게 한 주님의 사랑을 바라본다.

 

그 사랑은 항상 거기에 있었다.

내가 멈출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계셨다.

 

나를 향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이제 알겠다. 믿음은 앞서 달리는 힘이 아니라 돌아올 줄 아는 용기였다.

 

이 믿음이 우리 안에 자라기를,

이 돌아옴이 우리의 일상이 되기를,

이 감사가 우리의 숨결이 되기를 기도한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 출처: 광휘의 속삭임, 문학과지성사, 200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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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묵상, 나병환자, 존재의전환, 방문객, 루카복음,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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