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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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10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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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루카 13,1-9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빌라도 총독이 성전에서 제물을 바치고 있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는 큰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들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저 하느님께 희생제사를 드리려 했을 뿐인데 그런 참혹한 일을 당했으니, 안타까워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게 자연스러운 반응이겠지요.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전혀 의외의 반응을 보입니다. 그들이 그런 불행을 당한 것은 하느님 뜻을 거스르는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오늘날 천주교 4대 교리중 하나인 ‘권선징악’(勸善懲惡)의 내용을 뒤집어 생각했기에 도달한 결론입니다. 선한 일을 한 이들에게는 상을 주시어 더 큰 선을 행하도록 권하시고 악한 일을 한 이들에게는 엄한 벌을 주시어 더 이상 악한 일을 하지 않게 하시는 게 하느님의 ‘정의’이니, 갈릴래아 사람들이 ‘죽음’이라는 가혹한 벌을 받은 건 그들이 그 전에 그럴만한 큰 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예수님은 그저 눈에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 하느님의 뜻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하십니다.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죽은 것도, 실로암에서 탑을 세우는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갑자기 무너진 탑에 깔려 죽게 된 것도, 그들이 특별한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수많은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부족하고 약한 우리 인간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죄를 짓고 삽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우리가 지은 죄를 그 때 그 때 바로 벌하시는 분이라면, 이 세상은 진즉에 멸망했을 것입니다. 너그럽고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참된 사랑으로 우리 죄를 용서해주시고, 크나큰 인내로 우리가 잘못을 뉘우치고 당신께 돌아가도록 기다려 주시기에, 우리는 수많은 허물과 잘못으로 누벼져 부끄러운 인생이지만 그래도 하루 하루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가 슬픔과 아픔을 겪는 모습을 보고 정의라는 잣대로 그들을 심판하려 들어서는 안됩니다. 그건 가뜩이나 힘들고 괴로운 그들을 두 번 죽이는 너무나도 잔인한 일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는 걸 나 자신을 성찰할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잡아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회개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언제 어떻게 죽게될 지 알지 못합니다. 그건 오직 하느님만 아시지요. 중요한 건 내가 언제 하느님의 준엄한 심판대 앞에 서게 되더라도, 하느님께서 그 전에 내가 회개할 기회를 충분히 주신다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 속 비유에서 포도밭 주인이 자기 밭에 심은 무화과 나무가 열매 맺기를 3년이나 기다려 준 것처럼 말이지요.
그것으로도 모자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구원받을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더 주십니다. 그것도 그냥 지켜보며 기다리시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자기 잘못을 깨닫고 그것을 진심으로 뉘우칠 수 있도록 사랑이라는 거름을,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올바른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라는 거름을 잔뜩 주시면서 기다리십니다. 그러나 기약없이 기다리시지는 않습니다. 유한한 우리 삶은 언젠가는 끝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이 끝나고 난 뒤에도 회개할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그만큼 우리 마음이 안일하고 나태해져 회개를 계속 미루며 제멋대로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마지막 기회를 ‘올해만’으로 한정하십니다. 이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딱 일 년 뿐이라는 ‘시한부’ 선고라기 보다는, 우리 삶의 남은 시간을 매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해 살아달라는 ‘응원’의 메시지겠지요. 그런 주님의 응원과 격려를 헛되게 만들지 않도록 지금 즉시 회개를 위한 변화를 시작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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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진 신부님_<신앙생활에 ‘나중’이란 없습니다. ‘지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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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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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근 신부님_“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루카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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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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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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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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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국 신부님_나는 동전 몇 푼을 잃었을 뿐인 백만장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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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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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5일 토요일 / 카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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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14
강칠등
2025-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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