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국 신부님_한 발은 이 땅에, 다른 한 발은 천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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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97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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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나이 들면 자유로워지고 부드러워진다. 노인이 되면 지혜로워지고 내려놓게 된다.” 그런데 저 자신을 바라보고 주변을 돌아보니, 그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소설가 현기영 님의 말씀이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탐욕스런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노련해지고 오만한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후안무치해진다. 젊은 날의 상처는 더욱 예민한 치부로 남아, 겹겹의 가시 울타리를 두른 채 윤색되고 포장된다. 연륜을 무기 삼아 삿되게 목청을 높이고, 권위를 지키려고 옹졸하고 편협해진다. 자신을 비우고 성찰하지 못하는 노년은 추하고 고독하다.”
반면 참으로 존경스러운 노인, 성숙의 극한에 도달한 노인의 모습을 우러러 봅니다. 그분들은 노화로 인해 다가오는 고통을 유심히 바라보고 성찰합니다. 그러나 너무 심각하게 응시하지도 않습니다.
깨달음에 도달했기에 내 것 네 것에 대한 경계가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그에게는 집이 따로 없습니다. 발길 닿는 곳이 다 내 집이요, 내 마음 안에 집이 생깁니다. 그 어떤 높은 파도가 다가와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저 허허로운 마음으로 달관한 미소로 넘깁니다. 결국 세상 모든 만물이며 모든 인연이 다 소중하며 모든 것이 다 감사꺼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노년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아주 좋은 이정표가 되어줄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메온 예언자입니다. 그는 다른 무엇에 앞서 영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시메온은 나이 들어가면서, 육적인 삶을 줄이고 영적인 삶을 조금씩 확장시켜나갔습니다. 그는 매일 같이 성전으로 출근했습니다. 루카 복음 사가에 따르면 그는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던”(루카 2,25)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시메온은 더 이상 내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더 이상 지상의 삶이 아니라 천상의 삶을 추구했습니다. 두 발은 비록 이 땅 위에 딛고 서 있었지만, 마음은 벌써 천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잘 준비된 영적 노인 시메온에게 마침내 주님께서 풍성한 은총을 선물로 주십니다. 평생토록 염원했던 소원, 지복직관의 은총, 메시아로 오신 아기 예수님을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두 팔에 안아보는 영예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시메온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 29-32)
또 다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또 다시 나이 한 살을 더 먹으면서, 또 다시 주님 가까이 한발 더 다가가면서, 고민하고 성찰해봐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고상하고 품위 있는 노인, 지혜롭고 영적인 노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말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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