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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6년 3월 5일 (목)사순 제2주간 목요일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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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 바나나 우유 하나랑 작은 편지 한 통

187482 강만연 [fisherpeter] 스크랩 2026-01-18

 

제가 여탕을 청소하면서 언제 한번 보니 파우더룸 거울 밑 헤어드라이기 옆에 작은 쇼핑백에 메모지 한 장이 붙어 있는 걸 봤습니다. '청소하시는분! 감사합니다. 나중에 이거 하나 드세요.' 이 메모를 보고 이게 뭐지 하고 안을 보니 빙그레 바나나 우유 하나랑 작은 편지 하나가 있었습니다. 편지를 열어봤습니다. 편지에는 짧은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목욕탕 회원인 어떤 아주머니이시고 또 전혀 모르는 분이 왜 이런 편지를 했을까 하고 약간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머니는 제가 청소를 하는 그 사우나를 12년 동안 다녔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최근에 사우나를 이용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느낀 게 있었고 그것 때문에 편지를 하나 남긴다는 것입니다. 아주머니도 이런 행동이 조금 이상한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뭔가 많은 걸 느낀 게 있었다고 말하시더군요. 이 편지를 통해서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저는 이모가 원래 그때 탕을 청소하시는 중이었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알았는데 원래는 이렇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 이모가 청소를 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언제 그만두셨는데 작년에 제가 할 그때 청소하시는 여자분이 계셨지만 그분이 그만 중요한 급한 일이 있어서 갑자기 그만두게 됐습니다. 그리하여 사람을 급히 구할 수 없어서 주인 아주머니가 이모한테 부탁을 해서 사람 구할 때까지만 임시로 해 주기로 했는데 마침 하시려고 하는 무렵에 그만 이모도 병원 치료를 해야 될 사정이 생겼고 약속을 이미 한 상태라 아주 난감한 상태가 된 것이었던 것입니다. 약속을 안 했으면 모르는데 그러다가 고민하시는 중에 제가 안부 전화 한번 드리다가 그런 이야기를 하셔서 그땐 저는 단순히 이모가 생계 때문에 일을 하시는 줄 알고 그런 사정이 마음이 아파 제가 그럼 대신 해드리겠다고 했던 것입니다. 

 

제가 일을 한 달 한 후에 이모가 며칠 하셨는데 이것도 나중에 알고 보니 주인 아주머니가 청소할 사람을 구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제가 청소를 깔끔하게 해 주니 엉뚱한 생각을 한 것이었던 것입니다. 그냥 사람을 안 구한 것입니다. 이모는 아직 사람이 쉽게 구해지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셨던 것이고요. 제가 그만둔 후 이모가 며칠 하시다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채용해 지금은 이모가 하시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사실을 정확하게 알았더라면 제가 그런 걸 하지 않았을 텐데 저딴에는 이모가 마음에 걸려 그렇게 했는데 아무튼 그렇게 된 것입니다. 

 

제 앞에 그만두신 여자분은 얼마나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꽤 오래 하셨는 모양입니다. 다른 건 잘 모릅니다. 저한테 간단하게 편지를 남기신 분의 편지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청소를 임시로 했던 그 앞에 어떤 분이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여러 가지 사우나를 하시면서 불만 아닌 불만을 가지고 계신 게 있었습니다. 다른 게 아니라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목욕을 할 때 사용하는 의자였던 것입니다. 이건 다 아실 것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사우나를 가도 다 비슷한 모양의 목욕 의자 말입니다. 

 

보통 보면 대부분 이게 청소를 하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대개 보면 앉는 부위를 중심으로 겉을 주로 대개 청소하는 모양입니다. 저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꼼꼼히 하지 않으면 이럴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느냐 하면 의자랑 목욕탕 바닥과 맞닿는 부위 밑부분 주위에 약간 휘어진 굴국이 있고 그 사이에 생각보다 물때가 엄청 쌓여 지저분하고 더럽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보통 탕에 들어가면 그런 의자는 포개져서 있습니다. 각자 그걸 빼서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 놓고 사용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근데 문제는 그걸 뺄 때 사람들이 기분이 대개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게 실제 그 더러운 부분은 그 의자를 사용해도 몸에 닿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물때가 너무 지저분하기 때문에 기분상 찝찝하다는 것입니다. 아마 여러 차례 그런 걸 주인 아주머니한테 이야기하고 클레임을 제기했지만 그게 생각보다 잘 안 된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냥 그런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사우나를 이용하는 분들이 포기를 했던 것이죠. 근데 어느 날 보니 더러운 게 완전히 없어진 걸 알게 된 것입니다. 

 

제가 한 달 동안 청소하면서 사실 그 의자 전부 물떼를 완전히 제거를 했던 것입니다. 처음엔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입니다. 근데 하다 보니 마지막에 정리를 할 때 보면 이게 영 찜찜한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자꾸 제 눈에는 그 더러운 부분에 계속 눈이 가는 것입니다. 제가 이런 일을 뭐 전문적으로 해 본 적도 없고 해서 그럼 이걸 사람들이 보면 청소를 깨끗하게 하지 않고 그냥 슬렁슬렁하게 한다고 할까 싶어 신경이 엄청 쓰였습니다. 저는 또 그때 부탁하신 이모 생각도 하고 이모께도 누를 끼치면 안 될 것 같고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사우나 휴무하는 날 전 날 그 부분을 청소하기 위해 마트에 미리 가 적당한 솔을 구입했습니다. 일반 수세미밖에 없었고 또 수세미로는 그런 틈새를 깔끔하게 청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 솔로도 잘 안 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잘 청소할 수 있는 솔을 어렵게 보고 구입해 거의 날밤을 세워 깨끗하게 청소를 했던 것입니다. 

 

사실은 만약 나중에 이모가 하시게 되면 이모님의 수고를 제가 덜어드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 것도 그렇게 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모가 청소를 하셨던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면 안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청소를 했던 것입니다. 제가 그 사우나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몇몇 분만 제가 사우나 마치는 시간에 그때 사우나를 마치고 가시는 분 정도만 알뿐입니다. 그렇게 하고 난 후에 사우나에서 사람들이 항상 더럽게 보인 부분이 어느 날부터 이게 아주 깨끗하게 되어 있으니 놀라웠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한 사람 두 사람 주인 아주머니께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도 주인 아주머니께서 이런 걸 잘 못 보셨나 봅니다. 주인 아주머니도 이 사실을 알고 너무나도 놀라워하셨던 것입니다. 

 

나중에 말씀하셨는데 사실 주인 아주머니도 자기가 주인이고 자신이 해도 그렇게 청소하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엄청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때 이렇게 청소를 하는 걸 보고 주인 아주머니는 마음속에는 급여를 좀 더 많이 지급하더라도 살살 구슬려 꼬실려고 했나 봅니다. 나중에는 이런 사실을 사우나 회원들이 대부분 알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이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 사실을 알고 뭔가 많은 걸 느꼈던 모양입니다. 

 

첫째는 청소하는 사람이 남자였다는 사실이었고 둘째는 그렇게 오랜 세월 사우나를 이용했는데 그렇게 청소를 한 사람은 제가 유일했던 사실 이 두 사실 때문에 개인적으로 감동이라고까지는 그렇지만 뭔가 울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기는 청소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이런 걸 보고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넘어 실제 생각하지도 못한 걸 생각하고 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그분은 놀라웠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분은 제가 왜 그렇게 했는지 그 내부 사정은 모른 상태에서 그렇게 좋게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냥 그렇게 알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사우나를 사용하면서 사우나를 한 후에는 누구나 기분이 상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때 그분이 느낀 감정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주 좋았고 덕분에 사우나를 한 후에 전과 다른 상쾌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에 그래서 좀 우끼다는 생각은 들지만 약소하나마 우유 하나랑 쪽지에 고마움을 전하면 청소를 하는 분도 청소를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라 작은 편지를 남겼다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때 많은 걸 느꼈습니다. 사실 그분들을 생각해서 그렇게 하려고 한 것도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이모를 생각하고 했던 것인데 이유야 어찌됐든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할 땐 조금 힘들었는데 물론 그분들 중에 혹 하느님을 믿는 사람도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는 분들이라고 해도 뭔가 남을 잠시나마 행복하게까지는 아니지만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었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 알게 된 게 있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피부로 이렇게 느낀 건 처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자신은 그냥 조금 누군가를 생각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한 행동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런 혜택을 누리는 사람도 단순히 미미한 영향이 아니라 엄청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물론 신앙 밖의 일이지만 이게 만약 신앙 안에서 이와 같은 유사한 일이 있다면 그건 실로 엄청난 유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함에 틀림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통해 이걸 피부로 절실하게 느낀 좋은 인생 체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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