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국 신부님-제발 자녀에게 올인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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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292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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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러지 말라 해도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부모님들을 만납니다. 자식들이 부모들의 탄탄한 미래를 위한 보험이 절대 아니다, 수십 년간 출산하고, 양육하고, 교육시키고, 성장시킨 것만 해도 충분하니, 이제 각자 길을 가야 한다고 외쳐보지만, 납득을 못합니다.
사실 이 세상 어떤 동물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강아지들이 태어나고 나서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어미 개의 모성이 지극하더군요. 새끼 한 마리 한 마리에 대한 애정이 대단합니다. 먹이고, 재우고, 일일이 핥아서 씻겨주고, 다른 큰 친구들로부터 철저히 지켜주고...
그런데 한달 정도 지나니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집니다. 어미의 태도가 냉정하게 돌변합니다. 더 이상 꼬마들에게 젖을 물리지 않습니다. 어미 밥그릇에 머리를 들이미는 녀석들은 가차없이 응징합니다. 마음 아픈 일이지만, 어미는 새끼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자신과 떼어놓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니 끌어안는 것도 사랑이지만 멀리 떼어놓는 것도 사랑입니다. 품에 안아 얼르고 달래며 애지중지하는 것도 사랑이지만, 독립된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냉철해지는 것도 사랑입니다.
다른 하등 동물들은 그것을 잘 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만이 그 작업에 서툰 것 같습니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제 스무 살입니다. 그 정도 세월 자녀를 위해 헌신했다면 사실 충분한 것입니다.
자녀는 자신의 인생이 있고, 부모는 부모의 인생이 따로 있습니다. 이제 자녀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 가급적 멀리 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안쓰럽고 안타깝더라도 거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서로가 가야 할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의 열두 사도들 가운데 핵심 제자들로 손꼽히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역시 자녀들을 위한 과도한 관심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녀는 전형적인 헬리곱터 형 어머니였습니다. 자녀들이 이제 나이가 충분히 들만큼 들었지만, 어머니는 그들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자녀들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선 이후에도 말입니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예수님 앞에 엎드려 절하며 이렇게 청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마태 20,21)
이천년 세월을 건너 내려와 오늘 제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어머니와 두 제자는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 너무나 큰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더 부끄러운 것은 다른 열 사도가 옆에서 지켜 보고 있던 중에 공개적으로 노골적인 인사 청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인내의 소유자이신 예수님입니다. 제가 예수님 같았으면 노발대발하면서 그 자리에서 당장 두 제자를 사도단 명단에서 제외시켰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는 엉뚱한 말 하지 말고 빨리 꺼지라고 호통을 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는 것은 내가 허락할 일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다.”(마태 20, 23)
너무나 황당한 상황 앞에 다른 열 제자가 두 형제를 크게 불쾌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똘똘 뭉쳐 두 제자들 코너로 몰아넣고, 집중 공격을 했을 것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미성숙의 극치를 보여주는 제자단입니다. 그래도 예수님께서는 분노하지 않으시고 차근차근 당신의 노선과 신념을 다시 한번 가르쳐주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의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27)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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