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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6년 3월 15일 (일)사순 제4주일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이 가서 씻고 앞을 보게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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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그분의 따뜻한 손길에 우리 인생이 활짝 꽃피어날 것입니다!

188510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15

 

 

 

 

오늘 복음에 소개되고 있는 치유과정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행동은 꽤 색다른 것이어서 의구심을 품게 합니다. 그분께서는 땅에 침을 뱉습니다. 진흙으로 갭니다. 그 지저분한 것을 눈 먼 사람의 눈에 바릅니다. 눈먼 사람이나 그 부모 입장에서 보면 꽤 불쾌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요? ‘그냥 말씀 한마디로 간단히 고쳐주시지. 그도 아니라면 깨끗한 물이나 기름으로 눈을 닦아주면서 치유시켜 주면 좀 좋아? 그렇게 하면 모양새도 좋을 텐데, 왜 하필 침이냐구? 왜 더럽게 침을 흙에 개어서 눈에 바르느냐 말야?’

 

눈먼 사람 입장에서도 난감했을 것입니다. 침에 갠 진흙을 눈에 바르니, 얼마나 느낌이 답답했을까요? 눈도 따가웠을 것입니다. ‘도대체 뭘 하시려고 그러시나? 내 눈 갖고 장난치려고 그러시나?’

 

그렇게라도 하고 즉시 눈이 떠졌으면 아무 군소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 난감하게 해놓고 그게 다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시는 말씀은 눈먼 사람의 속을 더 긁어놓았습니다.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씻어라.”

 

그간의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치유과정을 보면 이렇게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때로 사람들은 그분의 옷깃만 만져도 병이 낫곤 했습니다. 그분의 말씀 한마디로 즉석에서 오그라든 손이 펴지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잡으면 죽었던 사람이 일어서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여간 복잡하지 않습니다. 지저분하게 침으로 갠 흙을 바르셨습니다. 그것뿐만 아닙니다. 근처 아무 연못이나 찾아가서 씻으라는 것이 아니라 굳이 실로암 연못을 찾아가라고 하십니다.

 

어떤 사람은 이럴경우 자존심이 상해서, ‘이게 도대체 뭐야? 사람 가지고 장난치는 거야 뭐야?’라고 소리 지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눈먼 사람은 예수님의 치유과정에 군소리 한마디 하지 않습니다. 능동적이고 협조적입니다. 그 결과 눈을 뜨게 되는 은총을 입습니다.

 

오늘 눈먼 사람이 겪은 축복의 기적, 그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침과 진흙으로 제조하신 기적의 고약 때문일까요? 결코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비위생적인 고약으로 인해 병이 더 악화되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침과 진흙으로 만든 고약을 바르는 행위는 구약시대 예언자들이 자주 사용하던 상징적 행위였습니다.

 

예수님의 이 행위가 상징하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재창조’, ‘말씀의 강생’, ‘인간의 자연생활에 대한 은총의 주입’과도 같은 해석. 여기 더 설득력 있는 해석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 그래도 보이지 않는 눈에 진흙을 바름으로서 그 눈을 더 확실하게 막아버리셨다는 것입니다.

 

결국 눈에 진흙을 바른 것은 다른 생각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바라보지 말고, 두 눈을 꼭 감은 채로 예수님 자신만을 따르라는 초청이라는 것입니다. 그분을 향한 전적인 믿음, 그분께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 그분 외 부차적인 것에 대한 철저한 차단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오랜 세월 눈 못 뜬 상태로 어둠 속에, 죄 속에 웅크리고 앉아있었습니다. 은혜롭게도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셨습니다. 우리 마음 안에 생명과 희망의 창을 하나 열어놓으셨습니다. 그 창으로 하느님 사랑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둠뿐이던 우리 인생이었으나 빛이신 그분께서 이 세상에 오심으로 인해 우리 인생이 활짝 꽃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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