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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6년 3월 19일 (목)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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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신부님_‘남 모르게’ 덮어주는 의인이 되는 가장 빠른 길

188592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18

 

오늘은 복된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의로움의 본질을 법적인 잣대가 아닌 사랑의 배려로 보여주는 아주 짧지만 강렬한 대목을 마주합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마태오 1,19) 여러분, 사실 '의롭다'는 말은 보통 법을 잘 지키거나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는 사람에게 쓰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요셉 성인이 법대로 처벌하지 않고 '남 모르게' 덮어주려 했기 때문에 그를 의인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저는 왜 타인의 허물을 덮어주는 마음이 하늘의 존재들과 소통하는 지름길이 되는지, 그리고 왜 우리는 자꾸 남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지 그 심오한 영적 원리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인간은 관계를 맺도록 삼위일체 관계 자체이신 분의 모상에 따라 창조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누군가와 '소통'해야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남 모르게' 악한 일을 저지르고 그것을 가리기 위해 자신을 위장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이 세상의 질서에 적합하지 않은 존재, 곧 '유령'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내가 숨기는 것이 많으면, 나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잘못을 드러내는 존재가 됩니다. 내 안에 도저히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추악한 어둠이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로 향하지 못하도록 타인의 잘못을 더 크게 부풀려 드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타인을 헐뜯어 자신의 죄를 덮으려는 사람은 결국 세상에서 고립되어 외로워집니다. 그러면 이 지상에는 친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지하 세계의 어두운 기운과 주파수가 맞게 되고, 결국 악령의 소리를 듣게 되는 지옥을 살게 됩니다. 미국 FBI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스파이로 기록된 로버트 핸슨의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증명합니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도덕주의자'로 통했습니다. 그는 가톨릭 신앙을 강조하며 동료들의 사소한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질타했고, 불륜이나 부정부패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돌을 던졌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정말 깨끗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20년 동안 소련의 스파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세상은 경악했습니다. 그는 국가 기밀을 팔아넘기는 거대한 죄를 숨기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단점들을 이 잡듯 뒤져 드러내며 자신의 '의로움'을 연출했던 것입니다. (출처: 데이비드 와이즈, 『스파이: 로버트 핸슨의 이중생활』, 2003) 그는 '남 모르게' 죄를 지었기에 타인을 파멸시키는 악마의 도구가 되었고, 결국 종신형을 선고받고 차가운 지하 감옥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자신의 내면이 어둡고 복잡할수록 타인을 더 날카롭게 찌르게 되며, 그 영혼의 끝은 결국 고립된 지하의 어둠뿐입니다. 반대로 요셉 성인이 마리아의 일을 '남 모르게' 처리하려 했던 이유는 그가 하느님 앞에서 완전히 투명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느님께 얼마나 큰 자비를 입고 있는지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은 타인의 허물을 볼 때 '돌' 대신 '수건'을 집어 듭니다. 덮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남 모르게' 행하는 것이 사랑이면, 그는 이 세상의 보상이나 박수를 바라지 않는 세속의 질서를 초월하여 하느님 나라의 주파수에 자신을 맞춘 천상적 존재가 됩니다. 이 지상에 합당한 존재가 아니니, 당연히 천상의 존재들과 주파수가 맞게 됩니다. 내가 솔직해지면 죄가 사라지고, 죄가 사라지면 가릴 것이 없으니 타인의 단점을 들추지 않고 덮어주는 사람이 됩니다. 그러면 요셉 성인처럼 잠결에도 천사의 지시를 들을 수 있는 영적 안테나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의 창설자 성 요한 보스코는 아이들에게 "신부님은 너희에게 숨기는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늘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민과 실수를 솔직하게 나누는 투명한 영혼을 가졌기에, 하늘은 그에게 수많은 '천상적 소통'의 특권을 주었습니다. 그는 꿈을 통해 천사의 지시를 직접 받았는데, 한번은 꿈속에서 한 천사가 그를 데리고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천사는 아이들 머리 위에 떠 있는 각기 다른 색깔의 광채를 보여주며, 누가 지금 죄의 유혹에 빠져 있는지, 누가 은총 상태에 있는지를 정확히 일러주었습니다. 보스코 신부님은 그 '남 모르게' 받은 천상의 정보를 가지고 아이들을 야단치는 대신, 조용히 한 명씩 불러 고해성사를 주며 그들의 허물을 사랑으로 덮어주었습니다. 또한 그는 암살 위협을 받을 때마다 '그리지오'라는 이름의 커다란 회색 개를 만났는데, 이 개는 위험한 순간마다 나타나 그를 지켜주고는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보스코 성인은 이 개가 하느님이 보내신 천사임을 확신했습니다. 성인이 자신에 대해 솔직했기에 하늘은 그에게 천사를 보내 소통하게 하셨고, 그 영적 권위로 수천 명의 아이를 변화시켰습니다. (출처: 테레시오 보스코, 『돈 보스코 전기』) 내가 투명해지면 하늘의 문이 열립니다. 저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릅니다. 당시 저는 저를 포장하는 대신 제 내면의 가난함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먼 동네까지 학교를 다니며, 경쟁 시스템에 지쳐 “외롭다, 외롭다 … “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외로운 것은 자랑이 아닙니다. 그래도 솔직했습니다. 남이 모르는 나의 모습이 있음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때 천사 같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너, 성당 다니잖아. 예수님이 함께 있는데 왜 외로워?”라고 말했습니다. 개신교 신자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러며 자전거 타고 시골 집에 오갈 때마다 ‘그래, 예수님이 함께 계시지 …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또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데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계심이 가슴으로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 외로웠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내가 솔직해지니, 천상의 존재를 만나고, 그러다 보니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감싸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행복이었습니다. 남 모르게 죄를 지어 자신을 가리는 이는 스스로 지하의 지옥을 건설하지만, 요셉 성인처럼 남 모르게 타인을 덮어주는 이는 이미 지상에서 천상을 살게 됩니다. 교부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말했습니다. "다른 이의 죄를 덮어주는 자는 자신의 죄를 덮어주시는 하느님을 만날 준비가 된 자이다." 또한 성 암브로시오는 "요셉의 침묵은 율법보다 위대하며, 그의 덮어줌은 천사의 방문을 부르는 향기이다"라고 가르쳤습니다.  

남 모르게 덮어주는 요셉과 같은 의인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은 남이 다 알게 나 자신을 여는 일입니다. 모두가 다 알 수 있도록 자신을 벌거벗기는 길뿐입니다. 내 죄에는 엄격하고 타인의 허물에는 너그러운 '남 모르게'의 영성을 실천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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