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 제4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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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98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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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전선에서 싸우는 군인입니다. 그러나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보급부대입니다. 아무리 용감한 군인도 먹을 것과 무기가 끊기면 싸울 수 없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러시아에서 패배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길게 늘어진 전선에 보급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한국전쟁에서도 인천상륙작전 이후 보급로가 차단되면서 전세가 뒤집혔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길, 보이지 않는 지원이 역사를 바꾸었습니다.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다운 꽃은 혼자 피지 않습니다. 땅속에서 보이지 않게 양분을 빨아들이는 뿌리가 있고, 햇빛을 받아 묵묵히 광합성을 하는 잎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을 때 비로소 꽃이 피어납니다.
지난 2월 저는 플로리다 키웨스트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즐겁게 쉬고 왔지만, 그 여행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었습니다. 항공권과 숙소를 준비해 준 신부님, 운전해 준 신부님, 음식을 준비해 준 형제님, 늦은 밤 지친 저희를 위해 진수성찬을 차려 주신 형제님이 있었습니다. 저는 꽃처럼 즐거웠지만, 누군가는 뿌리처럼 헌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여행의 기쁨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언자는 하느님께 자신의 송사를 맡깁니다. “정의롭게 판단하시는 주님, 제 결백을 보시고 제 권리를 찾아 주소서.” 눈에 보이지 않는 억울함과 고통을 하느님께 맡기는 신앙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남한은 국제사회의 연대를 통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불의한 침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정의는 더디게 보일지라도 결국 하느님께서 세우십니다.
복음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겉모습만 보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 나라를 장소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디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사랑이 실천되는 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우리는 자주 혈연, 세대, 지역, 학연이라는 틀에 갇혀 사람을 판단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틀을 넘어 모든 이를 품으셨습니다. 사순시기는 우리 안에 자리 잡은 좁은 틀을 허무는 시간입니다. 기도와 단식, 희생과 자선을 통해 우리는 ‘보이는 꽃’이 되기보다 ‘보이지 않는 뿌리’가 되는 법을 배웁니다. 달라스에도 봄꽃이 피고 있습니다. 말없이 싹을 틔우는 새싹을 보며 묵묵한 충실함을 배웁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이 이 땅에 드러나도록 살아야 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뿌리가 되어 줄 수 있다면, 누군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면, 누군가를 위해 나눌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우리는 꽃이 되기 전에 먼저 뿌리가 되어야 합니다. 박수 받기 전에 먼저 섬겨야 합니다. 드러나기 전에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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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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