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삼용 신부님_구원 계획에 성모님의 순결이 필요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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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00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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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주님 탄생 예고 축일을 지냅니다. 이 축일의 주인공인 성모 마리아를 묵상할 때, 우리는 흔히 그분의 순종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조금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성모님의 순종을 이끈 힘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순결함’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소식은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다는 우주적인 사건인 동시에, 보잘것없는 한 처녀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된다는 파격적인 선언이었습니다. 이 말씀에 "예"라고 하실 수 있었던 힘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 이전에, 하느님이 보시는 '사랑받는 자신의 위대함'을 스스로도 믿으셨기 때문입니다. 죄가 무서운 이유는 지옥에 가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죄의 진짜 무서움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쓸모없는 존재'로 믿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이 낮아진 자존감이 하느님의 뜻에 끊임없는 ‘아멘’을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영화 '라이온 킹'(1994)의 주인공 심바를 보십시오. 그는 왕국을 다스릴 정당한 후계자였지만, 아버지 무파사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순간 왕의 자격을 스스로 버립니다. 삼촌 스카가 "네가 죽인 거야!"라고 속삭일 때, 심바는 그 말을 진리처럼 받아들입니다. 심바는 아버지의 땅을 떠나 정글 구석에서 벌레나 잡아먹으며 '하쿠나 마타타'를 외칩니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삶, 그것이 행복인 줄 압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나는 사자 왕이 될 가치가 없는 살인자야"라는 수치심이 만든 감옥이었습니다. 아버지 무파사의 환영이 나타나 "너는 네가 누구인지 잊어버렸고, 그래서 나까지 잊어버렸구나. 너의 자리를 찾아라!"라고 일갈하기 전까지, 심바는 자신을 한낱 들개보다 못한 존재로 여기며 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죄가 우리 영혼에 저지르는 짓입니다. 성경의 베드로 사도도 똑같았습니다. 밤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그에게 예수님이 나타나 그물을 던지게 하셨을 때, 상상도 못 한 만선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우와! 예수님, 우리 동업합시다!"라고 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무엇이었습니까?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루카 5,8) 왜 기쁜 순간에 자신의 죄를 먼저 떠올릴까요? 항상 은총 앞에서 우리는 ‘자격’이라는 시험을 자기 자신에게 치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거대한 '능력'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순간, 내면의 숨겨진 죄가 그 자격을 심판합니다. '나는 이런 복을 받을 자격이 없어. 나는 더러운 놈이야.'라는 무의식이 하느님의 손길을 밀어내게 만듭니다. 죄는 이처럼 하느님이 우리를 통해 행하시려는 위대한 구원 계획을 거부하게 만드는 '영적 실명' 상태를 초래합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은 다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양심은 속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성모님처럼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38)라고 응답하려면, 우리 안에 '나도 하느님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의 근육이 있어야 합니다. 이 근육은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죄를 멀리하고 작은 선행들을 통해 덕을 쌓을 때, 비로소 "하느님이 나를 쓰실 수도 있겠구나"라는 거룩한 자신감이 생기고, 그 깨끗한 영혼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들이 새로 탄생하는 열매를 맺게 됩니다. 아일랜드의 성인으로 불리는 복자 매트 탤벗(Matt Talbot)가 있습니다. 그는 12살 때부터 술에 빠져 28살까지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로 살았습니다. 그는 술값을 위해 동료의 옷을 훔치고 바이올린을 팔아넘기는 등 스스로를 짐승만도 못한 존재라 여겼습니다. 어느 날 술 한 잔을 얻어먹으려다 친구들에게 거절당했을 때, 그는 자신의 비참한 밑바닥을 보았습니다. 그는 거기서 "딱 3개월만 술을 끊어보자"는 작은 결심부터 시작했습니다. 그가 술을 끊고 영적으로 순결해지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단순히 본인이 건강해진 것이 아니라, 성모님이 예수님을 낳으셨듯 그를 통해 수많은 영적 자녀가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죽은 뒤 발견된 참회의 쇠사슬과 그의 거룩한 삶은 전 세계 중독자들에게 '부활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수만 명의 회원을 가진 '매트 탤벗 피정 운동(Matt Talbot Retreat Movement)'은 그의 순결한 삶을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이들의 거대한 행렬입니다. 그는 한때 도둑이고 술꾼이었으나, 순결을 회복하자마자 수백만 명의 중독자를 어둠에서 빛으로 낳아주는 '영적 아버지'가 된 것입니다. (출처: 조셉 퍼셀, 『매트 탤벗 전기』) 아담과 하와는 왜 동물의 이름을 지어주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까? 그들이 죄을 지었기에 자신을 가리고 하느님으로부터 숨었기 때문입니다. ‘아멘’의 능력을 잃은 것입니다. 죄를 지으면 그래서 능력도 잃습니다. 성녀 마가렛(St. Margaret of Cortona)도 좋은 예입니다. 그녀는 젊은 시절 한 귀족의 정부가 되어 9년 동안 화려하지만 부도덕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느 날 연인이 살해당하고 그의 시신이 개들에 의해 파헤쳐진 것을 본 그녀는 충격에 빠집니다.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 교회 문턱에서 "나는 하느님의 용서를 받을 자격이 없는 여자다"라며 울부짖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환자들의 상처를 닦고 밥을 짓는 작은 선행들이 쌓이면서,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죄의 어둠이 걷히고 '하느님의 모성'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완전히 순결해졌을 때, 그녀는 코르토나에 '자비의 성모 병원(Santa Maria della Misericordia)'을 세웠고, '포베렐레(Poverelle, 가난한 여인들)'라는 수도 공동체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녀는 한때 육욕의 노예였으나, 순결을 회복한 후에는 버림받은 여인들과 가난한 이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낳는 '코르토나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죽을 때 주님께서는 "너는 죄인들의 희망이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녀의 순결함이 하느님의 생명을 세상에 흐르게 하는 젖줄이 된 것입니다. (출처: 루이 드 리에즈, 『코르토나의 성녀 마가렛』) 세상에 좋은 일을 하려면, 먼저 무화과 잎을 떼어내고 작은 선행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동물에게 이름을 지어주려는. 이것이 오늘 주님 탄생 예고 축일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입니다. 성모님이 원죄 없이 잉태되셔야 했던 이유는, 하느님의 전능함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성모님 당신이 "나 같은 게 어떻게?"라는 죄의 수치심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의 그 엄청난 제안을 당당하게 "예"라고 응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순결은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깨끗한 그릇, 즉 '거룩한 자존감'의 바탕입니다.우리가 오늘 사소한 죄 하나를 끊고, 작은 선행 하나를 실천할 때, 우리는 단순히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이 세상에 새로 태어나는 '영적 모성'의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체를 영하며 하느님을 우리 안에 모시고, 또 하느님 자녀를 낳을 수 있을 만큼 위대한 존재입니다. 죄에서의 순결함으로 이 믿음을 지켜나갑시다. 기쁨의 열매들이 맺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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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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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02
박영희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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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삼용 신부님_구원 계획에 성모님의 순결이 필요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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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00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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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근 신부님_* 오늘의 말씀(3/25)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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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99
최원석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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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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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98
최원석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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