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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6년 3월 28일 (토)사순 제5주간 토요일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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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측은지심으로 가득한 예수님의 시선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킵시다!

188757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33

 

 

이제 사순시기도 막바지에 도달했습니다. 토요일 저녁 해가 떨어지면 이제 우리는 주님 성지 주일을 맞이하며, 가톨릭교회 전례력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성 주간에 들어갑니다.

 

이번 사순절 저는 주님의 수난 복음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곱씹고 묵상을 거듭하던 어느 순간,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우리 나약하고 부족한 죄인들을 향한 하느님의 시선을 언제나 한결같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기적과 치유 활동이 셀수없이 거듭되는 예수님 일생의 절정기, 가장 잘 나가던 공생활기간 동안 그분께서는 항상 우리를 측은하게 바라보셨습니다. 그 결과가 수많은 치유요, 소생이요, 빵을 많게 하는 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의 그 측은지심은 잘 나가던 시기가 끝나고 극심한 고통이 시작되던 수난의 때에도 한결같았습니다. 우리를 향한 측은지심의 시선은 수난의 시기에도 여전히 똑같았다는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이 끝나갈 무렵 베드로는 예수님께 장엄하게 약속을 드립니다. “주님, 저는 주님과 함께라면 감옥에 갈 준비도 되어 있고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루카 22,33)

 

그러나 예수님께서 체포되신 후 대사제 관저로 압송되자 베드로의 기고만장은 즉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나마 베드로는 수제자인지라 책임감을 느꼈던지,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님을 뒤따라 갔습니다.

 

날씨가 쌀쌀했던지라 베드로 사도는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이자도 저 예수라는 자와 함께 있었습니다.”라고 외치자 베드로는 아니라고, 또 아니라고. 또 아니라고 세 번이나 부인했습니다.

 

마침내 세 번째 부인하던 순간, 예수님께서 예언하신바 대로 닭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닭이 울던 순간, 예수님께서는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습니다.

 

“그가 이 말을 하는 순간에 닭이 울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바라보셨다.”(루카 22,61)

 

예수님의 시선과 베드로의 시선이 마주친 것입니다. 예수님의 시선을 어떤 시선이었을까요? 째려보는 시선? 비웃는 시선? 분노로 가득찬 시선? 아니었습니다.

 

그 시선은 여전히 연민과 측은지심으로 가득 찬 시선이었습니다. 대화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 눈빛으로도 대화를 할수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이런 말씀을 건네셨을 것입니다.

 

“베드로야, 많이 힘들지? 속도 많이 상하고. 그래도 너무 괴로워하지 말거라. 세 번 배반했다고 엉뚱한 생각하지 말고. 그래도 나는 괜찮다.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세 번 배신했다고 너를 저버리지 않는다. 배신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네 편이란다.”

 

그런 예수님의 눈빛에 베드로는 완전히 무너져 내립니다. 처절히 참회합니다. 밖에 나가서 슬피 울었습니다. 예수님을 은전 서른냥에 팔아넘긴 유다는 그 예수님의 눈빛을 마주치지 못했기에, 그 사랑을 확인하지 못했기에, 안타깝게도 비참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그 눈빛, 죽어가시면서도 베드로 자신을 측은히 여기시는 그 눈빛으로 인해 회심을 하고 다시금 수제자의 자리로 복귀합니다.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 사도는 세 번 배반 사건 이후 수시로 울었답니다. 그래서 그의 눈가는 늘 짓물러 있었답니다.

 

우리가 여기서 또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유다는 배신 이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버렸습니다. 그 결과 참혹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세 번이나 배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선이 늘 예수님을 향해 있었습니다. 비록 두려움에, 인간적인 나약함과 비겁함으로 인해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지만, 베드로의 시선을 늘 예수님에게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배신에도 불구하고 용서받았고, 수제자의 위치도 회복되었으며, 불멸의 수제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죄를 짓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예수님을 배반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유다와 베드로의 상반된 모습을 기억해야 합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 길을 가버린다면 우리 역시 유다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나 깊은 죄의 구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할지라도, 베드로 사도처럼 우리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예수님께로 향한다면, 우리는 살 것입니다. 우리는 구원될 것입니다.

 

때로 우리가 중죄를 저질러도 교회를 떠나서는 안 됩니다. 큰 죄를 지어도 주일 미사에 나오셔야 합니다. 대죄를 지어도 아침 저녁 기도를 계속 바쳐야 합니다. 아무리 큰 죄인이 된다 할지라도 주님과의 마지막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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