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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6년 4월 6일 (월)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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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짙을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부활의 빛

188914 서하 [nansimba] 스크랩 2026-04-05

 

어둠이 짙을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부활의 빛

 

나에게 이란과 미국 간의 군사적 긴장, 그리고 사리사욕으로 얼룩진 한국 정치 현실을 바라보며 던지신 이 질문은 단순한 종교적 호기심이 아니었다. 오히려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신앙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 실존적 질문이었다. 이런 어둠 속에서 예수 부활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더 깊이 직시하면서도 그 너머의 희망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십자가: 2000년 전과 오늘의 구조적 폭력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단순한 종교적 사건이 아니었다. 로마 제국의 군사력, 종교 지도자들의 기득권 수호 욕망, 정치적 계산과 대중 선동이 맞물린 구조적 폭력의 산물이었다. 빌라도는 자신의 정치적 안위를 위해 양심을 팔았고, 대제사장들은 종교적 권력을 지키기 위해 진리를 희생시켰다.

이 구조는 오늘날에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전쟁을 결정하는 회의실에서, 한국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권력 게임에서 동일한 논리가 작동한다. 사리사욕을 위해 공동체를 희생시키고, 힘의 논리로 약자를 짓밟는 구조는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어둠인 것 같다.

 

부활의 우주적 선언: 세 가지 뒤집기

부활은 이런 현실에 대한 하느님의 단호한 응답이다. 그것은 세 가지 차원에서 세상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집는다.

첫째, 폭력에 대한 평화의 승리이다. 이란과 미국 간의 군사적 대치로 대표되는 힘의 논리, "강한 자가 이긴다"는 제국주의적 사고에 대해 부활은 "아니다"라고 선언한다. 십자가에서 무력하게 죽어간 예수를 하느님이 일으키심으로써, 칼과 창이 아닌 희생적 사랑만이 진정한 평화인 '샬롬'을 가져올 수 있음을 증명하셨다.

둘째, 불의에 대한 정의의 최종 승리이다. 부패한 권력자들의 불의한 재판으로 예수가 처형당했지만, 부활은 그 판결을 완전히 뒤집었다. 한국 사회의 정치적 부패와 사리사욕 앞에서도 마찬가지다. 부활은 결국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한다는 보증이며, 이는 우리가 현실의 부조리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진실과 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셋째, 탐욕에 대한 자기 비움의 가치 증명이다. 자신만을 위하는 정치인들의 탐욕과 달리, 예수의 삶은 철저한 자기 비움과 이타적 사랑이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실패처럼 보였지만, 부활은 그 희생적 사랑이 가장 가치 있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증했다.

 

어둠 속에서의 구체적 실천

그렇다면 이 어둠 속에서 부활 신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할까?

무엇보다 거짓 평화를 거부하는 용기가 아닐까. 전쟁을 "불가피한 선택"이라 포장하고, 부패를 "어쩔 수 없는 구조"라 체념하며, 약자의 고통을 "부수적 피해"로 취급하는 모든 논리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또한 작은 정직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 모두가 "원래 세상이 그래"라고 말할 때에도, "그래도 나는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것이다. 부활 신앙은 이런 선택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약속이다.

마지막으로 결과가 아닌 하느님 앞에서의 정직을 기준으로 사는 것이다. 이 세상의 시스템이 최종 심판자가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가 최종 심판자라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피 묻은 현실을 통과한 희망

부활은 어둠이 이미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전쟁의 위협이 여전하고, 정치의 부패가 계속되며, 사회의 고통이 즉각 해소되지 않은 바로 그 현실 속에서 부활은 선포된다. 그것은 값싼 희망이 아니라 피 묻은 현실을 통과한 희망이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요한복음 1:5).

어둠이 아무리 짙어도 빛은 꺼지지 않았다. 이것이 2026년, 전쟁의 먹구름과 정치적 혼돈 속에서 맞이하는 부활의 의미가 아닐까. 그 빛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여전히 빛나고 있다.

 


어둠을 뚫고 나는 소리

 

빌라도의 물그릇이

오늘도 국회 로비에 놓여 있고

미사일 발사 버튼 옆에서

손수건이 하얗게 펄럭인다

 

"원래 세상이 다 그렇지"

그 말로 우리는

예수를 또 한 번

십자가에 못 박는다

 

그러나 씨앗은 안다

썩어야만 땅을 뚫는다는 것을

가장 어두운 흙 속에서 뿌리는

이미 방향을 틀었다는 것을

 

부활은

세상이 바뀌었다는 소식이 아니라

그래도 나는

다르게 살겠다는 작은 결심이

어둠을 뚫고 내는

새벽 첫 소리

 

오늘 내 양심 하나로

그 소리를 낼 것인가

침묵 속에

묻어둘 것인가

 

상처 입은 채로

다시 일어서는 것

그것이 부활이다

 

2026년 부활절에 서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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