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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월, 생명을 묵상하다] 01. 있음 자체가 선물입니다

189399 서하 [nansimba] 스크랩 12:22

있음 자체가 선물입니다

부활 5주일 ㅣ 생명 주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 14,6) 

 

성모성월을 시작하는 첫날,

엄마와 함께 남양성모성지를 순례했다.

공휴일이기 때문일까, 성모성월을 시작하는 첫날이기 때문일까 성지를 순례하는 신자들이 많이 있었다.

 

"있음"

그곳에 신자들이 있었다. 이 있음의 근거는 무엇일까. 무엇이 누가 우리를 이곳에 있게 했을까. 묵주알 하나하나를 짚으며 엄마와 함께 걷는 묵주기도길에서 나는 우리 존재의 "있음"에 머물렀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존재의 용기』에서 말한다. 하느님은 존재들 중 하나가 아니라 존재 자체(Being Itself)라고. 모든 있음의 근거이신 그분으로부터 생명이 흘러나온다고. 그렇다면 살아있다는 것, 숨을 쉰다는 것, 지금 이 순간 여기 있다는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 하느님 자신이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신비이다. 나는 성지에서 단순히 북적이는 사람들을 만난 게 아니라 하느님 자신이 현존하시는 "있음"들을 만난 것이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는 『사랑만이 믿을 수 있다』에서 생명은 단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삼위일체 하느님은 본래 사랑의 관계이시며, 그 사랑의 드라마 안에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태어났다고.

리는 우연히 이 세상에 던져진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의 의도 안에서 불러내어진 존재였다.

 

2천여 년 전, 한 젊은 여인이 있었다. 약혼한 몸으로 예상치 못한 잉태의 소식을 들었다. 당시 사회에서 그것은 수치였고, 위험이었고,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었다. 마리아는 두려웠을 것이다.

 

발타사르는 마리아를 교회의 원형으로 본다. 마리아적 교회란 하느님의 말씀을 논리로 따지기 전에 먼저 몸으로 받아들이는 교회이다. 그리고 마리아는 케노시스, 즉 자기 비움으로 응답했다. 자신의 계획, 자신의 두려움, 자신의 안전을 내려놓고 생명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소서." (루카 1,38)

 

이것이 생명을 향한 가장 깊은 응답이다. 설명할 수 없어도, 감당하기 어려워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

 

오늘 우리 사회에는 생명이 조건부로 평가받는 일들이 있다. 원하지 않는 임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태어나지 못하는 생명들이 있다. 낙태는 단순한 의료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를 그 사랑 이전에 멈추는 것이다.

틸리히는 말했다. 존재의 용기란 불안 앞에서도 있음을 긍정하는 것이라고.

발타사르는 덧붙인다. 그 용기의 근거는 우리가 먼저 사랑받았다는 사실이라고.

마리아가 보여준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두려움 앞에서, 불확실함 앞에서, 그럼에도 사랑으로 생명을 품은 용기.

 

신앙이 있든 없든, 우리는 모두 묻는다. 이 생명은 어디서 왔는가. 누가 그 가치를 결정하는가.

가톨릭 교회는 오늘(부활 5주일) 생명주일을 지내며 답한다. 생명은 사랑으로부터 왔고, 그 가치는 어떤 조건으로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태어나기 전도, 나약해도, 환영받지 못해도, 있음 자체가 이미 사랑받음이라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그 생명이 오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생명을 품으셨던 어머니,

저희가 모든 생명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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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성월, 생명, 낙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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