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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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96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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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세계 곳곳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멀리 있는 이야기 같지만, 그 여파는 우리 삶 깊이 들어옵니다. 기름값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흔들립니다. 성지순례의 길도 막히고, 사람들의 마음에도 두려움이 자리 잡습니다. 전쟁은 강한 나라들이 시작하지만, 그 고통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스며듭니다. 역사를 보면 인류는 끊임없이 평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는 언제나 힘 위에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이를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고 부릅니다. 강한 군사력으로 질서를 유지하며 이루어진 평화입니다. 오늘날에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형태의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는 언제나 불안합니다. 힘이 약해지면 평화도 함께 무너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하게 됩니다. 과연 인간이 만들어낸 평화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전혀 다른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바로 ‘팍스 크리스티(Pax Christi)’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힘에서 오는 평화가 아니라, 사랑에서 오는 평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칼을 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칼을 거두라고 하셨습니다. 미사일을 준비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성령을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은 두려움을 몰아내고, 미움을 녹이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시는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평화를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 열쇠가 바로 ‘자기 성화’입니다.
예전에 레지오 단원들이 피정했을 때 이런 질문을 들었습니다. “레지오 단원의 첫째가는 직무는 무엇입니까” 어떤 분은 출석이라고 했고, 어떤 분은 선교라고 했으며, 어떤 분은 사랑과 기도라고 답하였습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정확한 대답은 자기 성화입니다.” 자신이 성화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출석하게 되고, 선교하게 되며, 기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신이 성화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의무가 되고 부담이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은 변화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뜻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신앙생활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신앙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힘으로 하는 신앙은 결국 지치게 됩니다.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순간 식어버립니다. 왜 그렇습니까 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성화된 사람은 다릅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기도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우리를 성화시킬 수 있습니까 그것은 주님 곁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가전제품도 전원이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냉장고도 전원이 연결되어야 제 기능을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과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국 지치게 됩니다. 그러나 주님 안에 머물면, 주님의 은총이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우리가 스스로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우리 안에 하나가 되게 하소서.” 이것이 바로 성화된 삶의 모습입니다.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그 안에서 하나가 되는 삶입니다.
세상의 기준은 성공, 명예, 권력입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경쟁하고, 때로는 전쟁까지도 불사합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기준은 다릅니다.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뜻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을 먼저 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전쟁은 세상의 논리에서 시작되지만, 평화는 성화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변하면 가정이 변하고, 공동체가 변하며, 세상이 변합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다시 선택해야 합니다. 힘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성화의 길을 갈 것인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주님 안에 머무르며, 날마다 자신을 성화시키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주님,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게 하소서. 주님 안에 머무르며 날마다 성화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우리의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평화의 시작이 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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