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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5월 30일 (토)연중 제8주간 토요일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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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_김건태 신부님_이병우 신부님 묵상

189846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6-05-29

조욱현 신부님_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1. 한국 교회의 첫 열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오늘 교회는 한국 천주교회의 첫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4위를 기린다. 윤지충은 조상 제사와 신주를 불사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유교적 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신앙을 선택한 용기 있는 증인이었다. 이 사건은 조선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그는 1791년 참수형을 받아 우리나라의 첫 순교자가 되었다. 그분과 동료 순교자들은 단순히 목숨을 빼앗긴 이들이 아니라, 복음의 말씀처럼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떨어져 한국 교회라는 풍성한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하였다. 테르툴리아노는 이렇게 말했다. “순교자들의 피는 그리스도인들의 씨앗이다.”(Apologeticus, 50,13) 이 말씀은 한국 교회의 역사 안에서 그대로 이루어졌다. 순교자들의 피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신앙 공동체의 뿌리가 되었다.

 

2. 밀알의 신비: 죽음을 통한 열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24절) 순교자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그들의 희생은 파괴가 아니라 풍요로운 결실이 되었고, 그 결실이 바로 오늘 한국 교회의 신앙이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가르친다. “살아 있는 인간이 하느님의 영광이며,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을 보는 것이다.”(Adversus Haereses, IV,20,7) 순교자들은 육신은 파괴되었으나, 하느님을 향한 믿음 안에서 영원히 살아 있다. 그들의 삶과 죽음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증언이 되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도 순교를 이렇게 설명한다. “순교자는 죽음에서 패배하지 않고, 죽음을 통해 하늘 나라의 월계관을 얻는다.”(In Epist. ad Hebr. hom. 의역)

 

3. 자기 목숨을 잃고 얻는 길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25절) 이 말씀은 단순히 육체적 죽음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중심적 욕망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이 참된 생명으로 가는 길임을 가르친다. 윤지충과 동료 순교자들은 세상의 안락과 가족, 심지어 목숨까지 내려놓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선택하였다. 교회 헌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순교는 가장 큰 사랑의 증거이다. 제자는 스승을 따르며, 스승이 죽기까지 충실하셨던 것처럼, 순교자들도 죽기까지 충실하다.”(42항 의역)

 

4. 오늘의 순교 정신

 

오늘 우리에게 순교 정신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용기가 아니다. 그것은 일상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이다. 가정 안에서 서로 용서하고 인내하며 자신을 버리는 것, 사회 안에서 물질주의와 불의 앞에서 신앙과 정의를 증언하는 것, 교회 공동체 안에서 봉사와 희생으로 형제를 섬기는 것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 순교자들을 기리며 이렇게 말했다. “순교자들의 신앙은 한국 교회의 참된 보화이며, 이 신앙의 불씨는 오늘날에도 타오르고 있다.”(1984년 한국 순교 성인 시성 강론 중 요약)

 

5. 맺음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은 한국 교회의 “밀알”이 되어, 피 흘림으로 오늘 우리의 신앙 공동체를 열매 맺게 하였다. 오늘 우리는 그분들의 증언 앞에서 자문해 보자. 나는 일상에서 나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고 있는가? 나는 작은 희생과 봉헌을 통해 순교 정신을 살아가고 있는가? 이 거룩한 미사 안에서, 우리도 순교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삶을 봉헌하는 참된 제물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여야겠다.

 

김건태 신부님_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오늘 우리는,선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14년 8월 16일에 서울에서 시복하신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기념합니다.

 

우리나라 시복시성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해박해(1839년)와 병오박해(1846년) 때 순교하신 분들 가운데 79위가 1925년 7월 5일 로마에서 비오 11세 교황님에 의해 시복되셨고, 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하신 분들 가운데 24위가 1968년 10월 6일 로마에서 바오로 6세 교황님에 의해 시복되셨으며, 이분들 103위 복자가 1984년 5월 6일에 서울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에 의해 시성됨으로써 우리 한국천주교회는 103위 성인을 모시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 땅에 오묘하다 못해 신묘한 방법으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시점이 1784년 만천 이승훈 선생이 북경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으신 때이며, 이후 신해박해(1791년)로 시작해서 신유박해(1801년) 등 초기 여러 박해 때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역사적 사실을 감안하면, 이 신앙의 선조들을 103위 성인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유박해 200주년이 되던 2001년에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시복을 위한 조사 절차에 들어갔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09년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 시복 청원서’가 교황청에 접수되어 ‘하느님의 종’으로 불리다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의해 복자품에 오르시게 된 것입니다. 모두 순교하신 분들이니, 중요하고 까다로운 절차인 기적 심사 없이 곧 성인품에 오르시리라는 기대로 오늘 축일을 맞이합니다.

 

오늘 축일의 공식 이름 제일 앞자리에 첫 번째 박해인 신해박해(1791년) 때 순교하신,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가 언급됩니다. 윤지충 바오로(1759-1791)는 전라도 진산의 양반 집안 출신으로, 1783년 진사 시험에 합격합니다. 고종사촌 정약용(요한)을 통해 천주교를 알게 되며, 이듬해부터는 스스로 교회 서적을 구해 읽으며 교리를 공부한 그는 1787년 인척인 이승훈(베드로)으로부터 세례를 받습니다. 이후 바오로는 어머니와 아우 윤지헌, 외종사촌 권상연(야고보)에게도 교리를 가르쳐 천주교 신앙을 전해줍니다.

 

1790년 북경의 구베아 주교가 조선의 신자들에게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바오로는 권상연과 함께 이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집안에 모시던 신주를 모두 불살라 버리며, 이듬해 어머니가 사망하자 유교식 제사 대신 천주교 의식에 따라 장례를 치릅니다. 이는 어머니의 유언이기도 했습니다. 윤지충 바오로가 신주를 불사르고, 전통 예절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소문은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며, 결국 조정에까지 전해져 진산 군수에게 체포 명령이 하달됩니다.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1791년 10월에 진산 관아에 자수하며, 바로 전주 감영으로 이송됩니다. 그곳에서도 천주교 교리를 설명하면서 제사의 불합리함을 조목조목 지적하자, 이에 화가 난 전주 감사는 그들에게 혹독한 형벌을 가하도록 명합니다. 회유가 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전주 감사는 최후 진술을 받아 조정에 보고하며, 조정에서 사형 판결문이 도착하자, 감사는 이 두 분을 전주 남문 밖으로 끌고 가 참수합니다. 1791년 12월 8일이었으며, 당시 바오로의 나이는 32세였습니다.

 

우리나라 순교자들을 대할 때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과 함께 죄스러운 마음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순교자들의 그 굳건한 신앙에 비해 내 신앙은 한없이 초라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나라 천주교회에 이렇게 위대한 순교 복자들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순교 복자들에게 존경과 찬송을 드리며, 신앙의 후손답게 열심히 살아나갈 것을 다짐하는 하루, 또한 하느님께서 이분들에게 시성의 영광을 안겨주시기를 조심스럽게 청하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병우 신부님_<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5.29)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12,24)

 

'순교의 삶!'

 

오늘 복음(요한12,24-26)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요한12,24-26ㄱ)

 

예수님의 이 말씀을 그대로 실천한 이들이 바로 순교자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124위 복자들인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입니다. 그들은 죽는 밀알이 되신 분들, 그래서 많은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하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하신 분들입니다.

 

예수님은 죽는 밀알의 원조이십니다.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 생명을 되찾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수많은 순교자들은 완전히 죽은 밀알이 되신 분들입니다. 자신을 완전히 비우신, 자신의 것을 완전히 내려 놓으신 분들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순교의 원조이신 예수님과 수많은 순교자들을 따라가는 신앙입니다.

 

죽음(순교)과 부활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입니다.

부활의 대전제가 바로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이를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지금 여기에서 예수님처럼, 오늘 기억하는 124위 순교자들처럼, 그리고 오늘 독서(2마카6,18.21.24-31)가 전하는 엘아자르처럼 죽는 밀알이 됩시다!

 

내 것을 내려놓는 밀알, 내 고집과 아집을 내려놓는 밀알, 내 마음 안에 자리잡고 있는 육의 열매들(칠죄종)을 내려놓는 밀알이 됩시다!

 

그러면 나도 살고 너도 사는 기적이, 부활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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