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태 신부님_조욱현 신부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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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76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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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태 신부님_충실하고 슬기로운 종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하여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하는 말씀으로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생각하지도 않은 때’라는 표현에서, ‘사람의 아들 오심’은 멀게는 마지막 심판의 때를 가리킬 수 있으나, 가깝게는 우리 각자가 언젠가 분명히 맞이할 죽음의 시간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이 최후 심판의 날이든 우리 각자의 죽음의 시간이든,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날과 이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한 ‘준비’가, 어제 복음 말씀에 의하면 ‘깨어 있음’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는 마지막 시간에 대한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경계의 말씀으로 다가옵니다. 제자들은 물론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에게 ‘준비’는 늘 의식하고 살아야 할 기본자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이 ‘준비’가 신자와 비신자를 가름하는 잣대로 자리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이야기는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에 관한 비유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주인이 제때에 양식을 내주도록 집안 식솔들을 맡긴 종, 이름하여 집사의 직무 수행에 관한 태도가 주제로 떠오릅니다.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주인의 재산을 잘 관리하고 집안일 전반을 성심껏 살피며 수하의 다른 종들을 감독하는 사람, 오늘 말씀에 의하면 특별히 생명 유지를 위해 제때에 양식을 내주어야 하는 사람이며, 이 사람에게 행복이 선언됩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이 행복 선언은 주인이 자기의 남은 모든 재산을 맡기는 것으로 구체화합니다.
그러나 여기 ‘불충실한 종’도 등장합니다.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하고 생각하며” 동료들을 핍박하고, ‘먹고 마시며’ 주어진 직무를 저버리는 집사를 말합니다. 주인으로부터 식솔을 보살필 임무를 부여받은 존재임을 망각하고서, 권력을 제멋대로 행사하는 인물입니다. 이 사람은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 곧 주어진 사명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예고된 운명을 겪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말씀을 듣고 있는 제자들이 늘 충실한 종으로 머물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듯합니다. 종은 주인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며, 그 뜻을 온전히 실행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이 당신이 늘 함께하고 계심을 믿고, 교회와 교회 구성원들을 섬기며 변함없는 봉사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라십니다.
오늘 하루, 주님과 주님의 가르침에 충실한 삶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하루, 그리하여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으로 평가될 수 있는, 기억에 남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조욱현 신부님_복음: 루카 12,39-48: 충성스러운 종에 대하여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43절) 깨어 있는 사람은 자기 자리에서 충실히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충성이란 단순한 ‘충성심’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 안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을 끝까지 살아내는 신실함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 충실하다는 것은 그분의 뜻을 사랑하는 것이며, 그 뜻을 사랑하는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Enarrationes in Psalmos 36,1 의역)
주님은 특히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42절)를 칭찬하신다. 이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을 나누는 사명을 가리킨다. 교회의 사목자나 교사, 부모, 혹은 공동체의 책임자는 모두 이 부르심을 받았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사목자는 하느님의 양 떼를 먹이는 자다. 그러나 그가 제때에 양식을 주지 않는다면, 그 양들은 굶주려 흩어질 것이다. 주님께서 그에게 맡기신 영혼 하나하나는 그리스도의 피로 산 이들이다.”(Homiliae in Matthaeum 77,3 의역) 따라서 이 복음은 특히 교회 안의 책임자들에게 주어진 깨어 있음의 경고이자 사랑의 명령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47절) 이 말씀은 책임의 원리에 따른 정의의 선언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48절) 성 그레고리오는 이 구절을 이렇게 해석한다. “지식이 많은 이가 행함이 부족하다면, 무지한 죄인보다 더 무겁게 심판받는다. 빛을 받았으면서 그 빛 아래에서 죄를 짓는다면, 어둠 속의 죄보다 더 큰 죄이다.”(Homiliae in Evangelia 9,1 의역)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총과 지식, 직무, 재능은 모두 선익을 위한 도구다. 그것을 자기 이익이나 명예로 삼을 때, 그 은총은 오히려 심판의 기준이 된다.
참된 집사는 자기 주인이 돌아오실 때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늘 주인의 뜻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범은 바로 주인이면서 종이 되신 사랑이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르 10,45) 그리스도인의 충성은 바로 이 사랑의 섬김에 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덧붙인다. “교회의 머리는 섬김으로 다스린다. 사랑이 없는 통치는 주님의 이름으로 행해진다 해도 폭력일 뿐이다.”(De Sacerdotio, II,4 의역) 주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다양한 은총과 책임을 주셨다. 지식, 재능, 시간, 권한, 재물, 그리고 사랑받은 경험까지도 모두 ‘맡겨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일에 동참시키기 위해 은총을 주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자비의 실천으로 돌려 드려야 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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