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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10월 26일 (월)연중 제30주간 월요일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안식일일지라도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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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192676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10:49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루카 13,10-17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에 회당에서, 열 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던 여인에게 손을 얹어 치유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그녀가 겪고 있는 끔찍한 고통을 안쓰럽게 여기셨기에, 그녀를 그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것만 생각하신 것입니다. 그분께는 그것이 가장 중요할 뿐 그날이 ‘어떤 날’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회당장에게는 그것이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안식일에 금하는 ‘의료행위’를 했다고 생각하여 분개하였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돌려 말하며 ‘안식일에는 그런 일을 하면 안된다’고 예수님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러나 율법을 지키는 일에 그토록 진심인 그라고 해도, 본인 혹은 자기 가족이 병에 걸렸다면 제발 좀 살려달라며 예수님을 붙잡고 늘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그 여인이 겪던 고통이 자기와는 상관 없는 ‘남의 일’이었기에, 그녀가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보다는 안식일 법을 지키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겁니다.

 

안식일에 관한 율법은 남의 사정에 관심 없고 나만 편안하게 잘 살면 되는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참 ‘편리한’ 법입니다.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고 자비를 베푸는 것이 귀찮고 싫을 때에 그날이 안식일이라는 점만 내세우면 ‘합법적’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안식일에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들을 비난하고 힐책함으로써 자신이 얼마나 율법을 잘 지키는 사람인지를 과시하는 한편, 그들이 다시는 자기를 귀찮게 하는 일이 없도록 떼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안식일을 만드신 하느님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게 된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겠지요.

 

복음에서는 철폐되어야 할 부정적인 것으로 비쳐질 때가 많지만, 사실 안식일법은 너무나도 필요하고 또 중요한 법입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것을 중단하고 쉬게 함으로써, 잠시나마 그들을 무겁게 짓누르는 삶의 무게에서 해방되어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해주는 장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안식일법이 오히려 사람들을 죄책감과 부담감으로 더 무겁게 짓누르는 ‘짐’이 되어버렸고, 예수님은 그 짐을 벗겨주고자 하십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안식일은 나만 쉬는 날이 아니라, 남도 쉬게 해 주는 날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를 제대로 쉬게 해주려면 내가 그들에게 자비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그들이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해주어야 하지요. 그러나 회당장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은 그저 안식일에 ‘아무 것도 안하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을 ‘아무 것도 아닌 날’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우리는 그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는 계명은 그저 그 날 일을 안하고 쉬라는 뜻이 아니라, 일주일 중 그 날 하루만이라도 주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뜻이지요. 주님의 뜻은 우리가 다른 이의 슬픔과 고통을 내 일처럼 여기며 그것을 이겨내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 자신과 우리 삶을 거룩하게 만드시려는 주님의 뜻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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